[성인병 통계 대해부-②고혈압] 진료 증가율 50대 초반 남성이 가장 높아 기사의 사진

고혈압으로 병원을 찾는 50대 초반 남성이 연평균 3만3000명씩 늘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과 국민건강보험공단이 국회에 제출한 자료를 국민일보가 30일 분석한 결과다.

◇50대 초반 남성에서 급증=50∼54세 구간 남성의 고혈압 진료인원은 2004년 21만3804명, 2006년 27만9192명, 2008년 34만7640명이다. 4년 사이 증가율이 무려 62.6%다. 같은 나이대 여성은 증가율이 33.9%로, 남성의 절반 수준이다.

경북대병원 순환기내과 채성철 교수는 “40대 후반과 50대 초반 남성의 사회적 스트레스가 점차 커지고 있다는 점과 분명히 관계가 있다”면서 “요즘에는 퇴직 직후 건강검진을 많이 받는데 이 점도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말했다.

같은 기간 50∼54세 남성 다음으로 증가율이 큰 연령구간은 65세 이상 남성(증가율 56.3%)이다. 45∼49세 남성의 증가율이 47.0%로 뒤를 이었고, 55∼59세 남성(44.8%), 65세 이상 여성(44.1%) 순이었다.

◇20·30대 여성은 오히려 줄어=성별로는 40대까지 남성 진료인원이 더 많고, 50대 이후부터 여성이 더 많았다. 전문가들은 갱년기, 폐경기의 영향으로 여성은 평균 50세 이후 고혈압이 크게 늘어나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대한고혈압학회 김종진 홍보이사(경희대 동서신의학병원 심장혈관내과 교수)는 “여성은 호르몬의 영향으로 갱년기 이후 남성에 비해 고혈압이 더 많이 생기고, 합병증도 더 잘 나타난다”고 했다.

20·30대 여성은 고혈압 진료인원이 오히려 줄어드는 추세다. 25∼29세 구간 여성 진료인원은 4년 사이 16.0% 감소했고, 30∼34세 여성은 16.5% 줄었다. 의료계는 이런 추세가 저출산 현상과 관련 있을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젊은 여성의 고혈압 증상 가운데 상당수는 임신 중 나타나는데, 임신 자체가 줄면서 20·30대 여성 고혈압 진료인원도 감소할 수 있다는 것이다.

◇고혈압 절반의 법칙=2008년 기준으로 고혈압 진료인원은 479만3900명. 국민 10명 중 1명이 고혈압으로 병원을 찾은 셈이다. 그런데 의사들은 고혈압 진료인원이 더 늘어나는 게 국민 건강에 도움이 된다는 입장이다. ‘절반의 법칙’ 때문이다. 전체 고혈압 환자 중 자신이 고혈압인지 알고 있는 사람이 절반이고, 그 가운데 50% 정도만 치료를 받고 있으며, 이 중 절반만 조절이 잘되고 있다는 게 의료계에서 말하는 절반의 법칙이다.

김 홍보이사는 “전체 고혈압 환자의 약 8분의 1만 혈압 조절이 잘되고 있다”면서 “최근 전자 혈압기 보급이 늘고 건강에 대한 관심도 커져 고혈압 인지율이 절반에서 60% 정도로 올라가는 추세”라고 말했다.

◇도시에서 증가율 높아=2006∼2008년 고혈압 진료인원 증가율을 시·군·구별로 비교 분석한 결과 중소도시에서 증가율이 높은 경향을 보였다. 증가율 상위 시·군·구는 충남 천안시(109.0%) 경기도 화성시(61.2%) 울산 북구(56.5%)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47.7%) 충남 계룡시(45.7%) 경기도 오산시(44.4%) 대전 유성구(42.6%) 등이다.

증가율 하위 시·군·구는 주로 농어촌 지역이었다. 제주시(-31.9%) 경남 합천군(-30.1%) 경북 의성군(-29.8%) 경남 의령군(-29.7%) 경북 예천군(-28.4%) 전남 장흥군(-26.5%) 경북 군위군(-26.5%) 등에서 고혈압 진료인원이 줄었다.

조영태 서울대 보건대학원 교수는 “만성질환은 질환을 잘 알아야 하고 지속적인 관리가 필요하다. 그렇게 할 수 있는 여건에 있는 사람이 도시에 더 많은 반면, 농촌에서는 노환으로 생각해 병원에 가지 않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특별기획팀=김호경 권기석 우성규 기자 keys@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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