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안동에서 발생한 구제역이 예천에 이어 영양까지 확산됐다. 안동 중심으로 형성된 방역망이 뚫리고 구제역이 인근 지역으로 확산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올 들어 세 번째나 구제역이 발생했는데도 번번이 허둥대는 정부 당국의 뒷북대응도 도마에 오르고 있다.

농림수산식품부는 7일 전날 구제역 의심증상이 신고된 경북 영양군 청기면 정족리의 한우가 구제역에 감염된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또 경북 고령군 한우농가에서 구제역 의심증상이 추가로 신고됐다. 이번 구제역으로 지금까지 325농가의 가축 10만4360마리가 살처분됐다. 2002년 최악의 구제역이 창궐해 16만155마리를 살처분한 이후 최대 규모다.

지난 5일 구제역이 발생한 예천 한우농가는 초기 구제역 발생지에서 남서쪽으로 21㎞ 떨어진 ‘관리지역’(20㎞ 이내) 외 지역이다. 영양군 한우농가는 27㎞ 떨어진 곳이다.

지난달 29일 안동에서 구제역이 발생한 뒤 지금까지 43건의 구제역 의심증상이 신고돼 31건은 구제역 양성 판정을 받았다. 대구 청송 영주 청도 의성 등 11건은 음성으로 판정됐다. 고령 1건은 조사 중이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예천과 영양에서 발생한 구제역은 방역망을 설치하기 전 바이러스에 감염된 것으로 보인다”며 “잠복기가 2일에서 길게는 14일까지라 이번 주말까지 구제역이 추가로 발생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번 구제역은 구제역 바이러스가 상존하는 것으로 알려진 베트남을 지난달 초 방문한 안동 지역 농장주가 검역 및 방역 등을 제대로 하지 않은 채 축사를 방문했다가 퍼진 것으로 알려져 허술한 초기 대응에 대한 비판이 일고 있다. 현재로선 외국 여행자가 국내 입국 시 신고·검역 절차를 거치지 않더라도 이를 강제할 수단이 없다. 올 1월과 4월 구제역이 창궐하면서 외국 축산농가 등을 방문했거나 외국을 방문한 축산농가 관계자가 입국하면서 신고하지 않을 경우 1년 이하 징역이나 500만원 이하 벌금에 처하도록 한 가축전염예방법 개정안이 지난 6월 국회에 상정됐지만 본회의를 통과하지 못하고 계류된 상태다.

한편 지난 1일 구제역 방역 활동을 하다 쓰러진 안동시 공무원 금모(40)씨가 이날 오전 숨졌다.

이명희 기자 mheel@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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