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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궁의 사계] 중심으로 쏟아지는 빛

[고궁의 사계] 중심으로 쏟아지는 빛 기사의 사진

한반도의 중심은 서울이고, 서울의 중심은 경복궁이고, 경복궁의 중심은 근정전이다. 경복궁은 왕조시대의 몽매한 유물이 아니라, 살아있는 민족문화의 중심으로 다가선 지 오래다. 사실이 그렇고, 사람들도 그렇게 여기는 것이다.

근정전은 통치의 공간이자 역행(力行)의 현장이었다. 이름부터 ‘부지런히 정무를 보는 공간’이다. 정도전이 이름을 지은 후 태조에게 아뢰었다. “임금으로서 어찌 하루 일인들 부지런히 하지 않아서야 되겠습니까.” 근정전은 그런 찬연한 위엄의 공간이다. 무례하게 궁궐 안에 총독부 건물을 지은 일제도 감히 헐지 못했다.

근정전에서 오간 군신의 대화에서 그들이 꿈꾼 미래를 읽는다. 그곳에 여명이 내리고 있다. 이른 아침부터 덕을 크게 밝히는 것이 수신의 근본이다. 경향의 여러 국민들과, 경복궁 뒤 푸른 기와집 사람들 모두 근정전의 새벽을 보며 옷깃을 여밀 때다.

손수호 논설위원 shsho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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