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캅스’ 보고 ‘네 박자’ 부르고… 북한에도 한류 열풍 기사의 사진

북한 사람들도 이혼을 할까? 정답은 ‘그렇다’다. 재판을 거쳐야 하지만 자녀 양육 등에서 여성이 불리한 점을 감안해 여성이 원할 경우 비교적 쉽게 처리된다. 그러나 자녀가 있으면 배우자와 사별해도 재혼은 어렵다. 최근엔 화폐개혁 이후 청소년(15∼22세)들이 시장에서 일을 거들고 하루 900∼1000원(쌀 ㎏당 1800원 내외)을 버는 모습도 자주 눈에 띈다. 특히 ‘투캅스’ ‘가을동화’ 등 남한 영화나 드라마를 보거나 유행가 ‘네 박자’를 따라 부를 정도로 ‘한류(韓流)’ 열풍이 대단하다. ‘made in Korea’가 찍힌 믹서, 가스레인지, 장갑도 인기다. 고위급들 사이에선 한국산 샴푸, 린스는 명품 취급을 받는다. 통계청이 5일 내놓은 ‘북한의 주요 통계지표’를 보면 북한 주민들의 생활이 날로 변해가는 가운데 2009년 남북한 경제력 격차는 37배로 더욱 벌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제 수준 차이 더 커져=2009년 남한의 명목 국민총소득(GNI)은 8372억 달러로 북한의 224억 달러보다 37.4배나 많았다. 우리나라로 치면 북한의 경제력은 광주광역시(22조원 상당) 수준에 불과한 셈이다. 1인당 GNI는 남한이 1만7175달러, 북한 960달러로 17.9배 차이였다. 경제성장률은 남한이 0.2%, 북한은 -0.9%였다. 인구는 남한이 4874만7000명으로 북한(2406만2000명)의 배였다.

무역 규모는 천양지차다. 남한은 2009년 6866억 달러였으나 북한은 34억 달러에 그쳐 201.9배의 격차를 보였다. 남한의 수출과 수입은 각각 3635억 달러와 3231억 달러, 북한은 11억 달러와 24억 달러를 기록해 각각 330.5배와 134.6배의 차이였다. 공산품과 농수산품 등의 생산량도 남한이 북한을 크게 앞질렀다. 우리나라는 2009년 1732만5200대로 국민 3명에 1명꼴로 자동차를 보유하고 있다면 북한은 자동차 보유대수가 25만4000대에 그쳤다. 또 2009년 남북한 정부의 예산 격차는 43.1배에 달했다. 남한 정부의 예산은 1595억 달러였으며 북한은 37억 달러였다.

◇매장 광물 가치는 북한이 ‘월등’=북한 광물 매장량의 잠재 가치는 7000조원에 이르렀다. 2008년 기준 북한의 광물 매장량의 잠재가치는 6983조5936억원으로 남한의 289조1349억원보다 24.1배 컸다.

철 5000억t(304조5300억원), 금 2000t(61조3274억원), 아연 2110만t(26조680억) 등 금속류만 416조5311억원에 달했다. 인회석 1억5000만t(38조8326억원) 등 비금속도 모두 3904조4155억원이었다. 석탄의 경우 북한은 무연탄이 45억t으로 519조4350억원, 갈탄이 160억t으로 2143조4720억원의 잠재가치를 가졌다. 이에 철광석과 석탄 생산량은 남한보다 많았다. 북한의 철광석 생산량은 495만5000t으로 남한의 45만5000t의 10배였고, 석탄은 북한이 2550만t으로 남한 251만9000t의 10배였다.

◇노트북으로 한국 영화 시청 ‘붐’=남북의 경제 격차는 커지고 있지만 생활은 닮아가고 있다. 특히 ‘한류 열풍’이 북한에서도 불고 있다는 점은 놀랍다. 젊은이들은 중국을 통해 들어오는 우리 영화나 드라마가 저장돼 있는 메모리칩을 구매해 MP4, 노트북 등으로 ‘조폭마누라’ ‘장군의 아들’ ‘사랑이 뭐길래’ ‘올인’ 등을 보고 있다. 이를 위해 지불하는 비용은 1기가(G) 메모리가 내장된 MP3가 북한 돈 6만원, 중고 노트북 200만원, 메모리칩 대여비 2000원 정도다. 결코 싼 가격이 아니다.

교육환경도 비슷하다. 북한의 학생들 역시 중학교에서 수학, 국어, 영어를 배운다. 우리나라와 달리 만 4∼5세가 되면 유치원을 의무적으로 가게 되는데 이때 ‘가, 나, 다’를 깨우치고 기초적인 글도 읽게 된다. 남한의 초등학교와 비슷한 소학교는 4년제인데 입학하게 되면 학생마다 토끼, 파지 등을 학교에 헌납해야 하는 규정이 있다.

여성의 경제활동은 남한보다 활발하다. 2009년 북한은 남성이 1172만명, 여성이 1233만명으로 성비(여성 100명당 남성 비율)가 95.1을 기록해 여초 현상을 보였다. 노동력 확보를 위해 트럭 운전 등 여성이 하지 않는 일은 거의 없다. 2000년 기준으로 15세 이상 55세 미만 전체 여성 중 80% 정도가 경제활동을 하고 있고 남녀별로 보면 48% 정도가 여성 노동력이다.

김아진 기자 ahjin82@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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