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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궁의 사계] 희정당 앞 저 소나무

[고궁의 사계] 희정당 앞 저 소나무 기사의 사진

정조 임금의 무대는 창덕궁이다. 그가 즉위한 1776년에 선왕의 업적을 기리는 글이 ‘일성록’에 나온다. “덕(德)은 백왕(百王)의 으뜸이고 도(道)는 천성(天聖)에 닿아 존시(尊諡)와 묘호(廟號)를 올리거늘, 삼가 바라건대 후손에게 큰 복을 베풀어 소나무처럼 가지가 무성하게 하소서.” 그 소나무가 지금 희정당 앞에서 세한(歲寒)의 푸르름을 뽐내고 있다.

그의 소나무 사랑은 각별했다. 능행길에 아버지 사도세자 묘 주변의 소나무가 벌목에 살아남지 못한다는 말을 듣고는 엽전을 매달라고 했다. 나무를 벨라치면 돈을 가져가라는 취지. 이후 솔숲은 온전했다. 하루는 소나무 생장이 더뎌 관찰해 보니 벌레 탓이라, 송충이 한 마리를 꿀꺽 삼키니 신하들이 놀라 나무를 지극히 살피게 되었다.

산림청 조사에서 우리 국민이 가장 좋아하는 나무로 소나무가 1위에 랭크됐다. 비율은 46%에 이르렀다. 2위 은행나무의 8%와 비교하면 압도적이다. 소나무에 대한 사랑은 예전부터 위아래가 없었으니 그런 통계가 나올 만하다.

손수호 논설위원 shsho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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