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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르만 셀더하위스 세계칼빈학회장 “말씀의 진리 발견하고 삶에 적용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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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0여년 전 스위스 제네바에서 문화변혁과 종교개혁을 일으킨 칼뱅은 개혁신학의 표준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세계칼빈학회를 이끌고 있는 헤르만 셀더하위스(50) 회장은 17∼19일 서울 총신대에서 열린 아시아칼빈학회에서 “21세기에도 칼뱅의 신학이 여전히 유효하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최근 대전에서 열린 한국개혁주의협의회 세미나 강사로 나선 셀더하위스 회장을 만나 ‘하나님의 영광과 섭리’를 강조했던 칼뱅이 한국교회는 물론 세계교회에 요청되는 이유에 대해 들어봤다.

-왜 하필이면 칼뱅인가.

“칼뱅은 1564년 5월 스위스 제네바의 한 공동묘지에 묻혔다. 하지만 500여년이 지난 지금 그의 존재감은 절대 무시할 수 없다. 칼뱅주의는 근대를 촉발시키는 데 일조했으며, 전 세계 모든 대륙에서 사회적, 교회적으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그의 신학은 성경적이었으며, 다른 개혁자들의 사상 중 최고만을 모았다. 하나님과 신자를 연결하는 그의 신학은 경건하고 투명하며 적응력이 높은 것이었다. 칼뱅은 정말 역동적인 영성을 지닌 사람이었다.”

-칼뱅은 평생 제네바에서 자신의 사역을 펼쳤다. 그럼에도 그의 사상이 유럽을 강타할 수 있었던 비결은 무엇일까.

“칼뱅은 구약의 선지자 같은 사람이었다. 그는 제네바를 거의 떠나지 않았지만 많은 사람들이 그를 찾았다. ‘기독교 강요’(1536)와 같은 수많은 책은 유럽 전역에 그의 사상을 전파했다. 개신교 신앙을 지키기 위해 영국 스페인 이탈리아 등 유럽에서 많은 사람이 몰려드는 상황에서 1559년 아카데미를 설립했다. 칼뱅은 이곳에서 작전 수뇌부처럼 하나님의 말씀으로 무장한 기독교 군사들을 세상으로 파송했다.”

-서구교회의 몰락은 성경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지 않고 인본주의적 주석, 신학을 위한 신학을 덧붙이면서 시작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런 문제점을 인식하고 한국에선 성경 66권을 하나의 책으로 보고 하나님의 마음을 읽자는 ‘성경통독’ 운동이 일어나고 있다.

“전적으로 동의한다. 칼뱅도 하나님의 말씀을 배우고 그 속에서 이웃을 보라고 강조했다. 내가 재직하고 있는 신학교에서도 그렇게 가르친다. 먼저 성경 속에서 진리를 발견하고 삶 속에 적용을 하라는 것이다. 성경은 미국이나 유럽, 아프리카에서 만들어진 게 아니다. 특정 지역의 점유물이 아니라는 말이다. 이제는 한국교회의 신학도 서구신학을 일방적으로 좇지 말고 스스로의 영감에 따라 진리를 수호하는 쪽으로 가야 한다. 분명한 것은 말씀이 떠나면 교회가 문을 닫게 된다는 것이다.”

그는 현재 네덜란드 아펠도른 기독개혁신학대 교수로 재직하고 있으며, ‘르포 500’ 사무총장을 맡고 있다. ‘르포 500’은 2017년 종교개혁 500주년을 앞두고 도서 발간, 포럼, 종교개혁 현장 탐방 등 다양한 기념사업을 진행하는 프로젝트다.

-네덜란드 개신교의 상황은 어떤가.

“신학교는 아브라함 카이퍼가 세운 전통 보수주의 학교와 그렇지 않은 자유주의 신학교로 확연하게 나뉜다. 비록 소수지만 남아 있는 사람들은 순수하게 성경을 믿고 받아들이고 있다. 반면 여기에 동의하지 않으면 고민하거나 회개 없이 단호하게 떠나 버린다. 그래서 이단이 없고 신학적 스펙트럼이 양극화돼 있다. 개신교 인구가 매우 빠른 속도로 감소하고 있다.”

-한국교회가 목회자 윤리 문제나 재정 문제로 사회로부터 공격받고 있다. 칼뱅이 살아 있다면 뭐라고 했을까.

“크리스천은 신앙을 지니지 않은 사람들에게도 모범이 되어야 한다. 칼뱅도 살아 있다면 매사에 크리스천이 모범을 보여야 한다고 조언했을 것이다. 하지만 크리스천 역시 세속적인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나약한 인간, 즉 죄인일 수 있다는 것도 함께 강조했을 것이다. 한국교회를 질타하는 사람들에게 크리스천 역시 나약한 죄인이라는 것을 인정하고 매정하게만 바라보지 말라고 충고했을 것 같다.”

-한국에선 이명박 대통령 취임 이후 특정 종교에 의해 종교편향 문제가 불거졌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고 보니 종교편향은 문제를 제기한 쪽이 더 심각하다는 시각이 많다. 칼뱅이라면 뭐라고 말했을까.

“칼뱅이라면 아마 대통령을 지지했을 것이다(웃음). 종교편향이라는 이야기를 듣더라도 아마 더 강하게 나가라고 했을 것이다. 하지만 나의 생각은 좀 다르다. 크리스천이 한 국가의 지도자에 당선된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대통령도 종교편향이란 말을 듣지 않을 정도로 지혜롭게 대처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어쨌든 모든 사람이 만족할 만한 정치를 한다는 게 쉽지만은 않은 일 아닌가.”

-성경은 ‘주의 계명과 규례, 법도를 지킨 다윗의 길을 걷는가, 그렇지 않은 여로보암의 길을 걷고 있는가’로 평가한다. 하나님의 관점에서 요즘 교회가 직면한 상황도 마찬가지인 것 같다.

“나도 두 가지 길이 있다고 생각한다. 문제는 현대사회에서 어느 것이 여로보암의 길인지, 다윗의 길인지 구별하기 어려워졌다는 것이다. 구약시대 때는 우상숭배가 뚜렷하게 구별됐지만 지금의 상황은 그렇지 않다. 우상이 감춰져 있고 묘하게 위장돼 있다고 생각한다. 이런 상황에서 칼뱅처럼 침묵하지 말고 목소리를 높여 경고의 메시지를 내놔야 한다.”

대전=글·사진 백상현 기자 100sh@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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