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포럼-엄상익] 세상의 야유받는 교회 기사의 사진

“다시 십자가로 방향을 틀어 증오와 시기가 가득한 사회의 빛과 소금이 되어야”

믿음 소망 사랑 중에 제일은 주먹이라는 야유를 담은 주간지 기사 제목을 봤다. 교회의 폭행사건에 대한 세상의 악의적인 야유 같았다. 왜 그들은 달을 가리키는 손가락의 더러운 때만 보는지 모르겠다. 그렇게 하면 달도 손가락도 아무것도 보지 못하게 된다.

나는 교회 사건을 많이 경험했다. 서울 강남의 대형 교회 신도들이 아들에게 상속하려는 목사부부를 상대로 소송을 해 달라고 찾아왔었다. 교회를 옮기면 되지 않느냐고 했더니 그동안 투자한 게 얼만데 나가냐면서 코웃음을 쳤다. 늘 교회에 잡혀 있고 경조사에 꼬박꼬박 나간 걸 계산하면 억울해서 못 나가겠단다. 나는 그들에게 당신들은 신앙인이 아니라 교회주식회사의 사원일 뿐이라고 말해주었다. 실제 신도의 상당부분은 그런 가짜 신도였다.

거물급으로 이름난 목사를 만난 적이 있다. 성직자라기보다 조폭 보스의 냄새가 났다. 그는 내게 자기는 언제든지 500억원은 움직일 수 있다고 과시하면서 자기와 친하면 변호사로 성공할 수 있을 거라고 유혹했다. 나는 그에게 그게 하나님 돈이지 어떻게 당신 돈이냐고 되물었다. 그러자 그는 한심하다는듯 내게 경멸의 눈빛을 보냈다. 진정한 신앙인은 세상이 보기에는 한심한 바보 같다고 성경에 나와 있는 걸 그는 모르는 것 같았다. 돈은 악령과 함께 성직자에게 침투해 들어갔다. 그래서 돈과 하나님을 동시에 섬길 수 없다고 성경은 말했는지 모른다.

대형 교회의 여신도가 당회장목사의 불륜을 고소해 달라고 왔었다. 목사님이 어떻게 그럴 수 있느냐고 했다. 그 말을 들으면서 성경 속의 불륜 사건들이 머릿속에서 줄줄이 튀어나왔다. 모세와 에티오피아 여인의 스캔들이 있었다. 다윗이 부하를 죽이고 그의 아내를 빼앗았다. 솔로몬은 수많은 첩을 거느렸다. 성경은 그런 치부들을 적나라하게 기록하고 있다. 왜 그랬을까? 하나님은 갈대 같은 인간은 누구나 쓰러질 수 있고 그보다 중요한 건 참회라고 알려주기 위해서 그런 것 같았다.

사이비 이단교주들을 상대로 싸우기도 했다. 거의 대부분이 돈과 욕망의 악령에 걸려 비참한 최후 쪽으로 가고 있었다. 나는 평신도로 30년을 지냈다. 다른 뜻은 없다. 직분을 받으면 자유롭지 못할 것 같기 때문이다. 큰 교회 장로로 취임한 친구가 있었다. 1년쯤 지나니까 머리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교회 운영에 관여해 보니까 오히려 믿음이 흔들린다며 고민했다. 마침내 그는 장로직을 그만두고 다른 교회의 평신도로 새 출발했다.

교회의 직분은 필요한 사람들이 따로 있다. 참 신앙을 가진 선배들은 교회에서 일을 선택할 때도 눈에 전혀 안 띄는 화장실 청소를 하라고 했다. 그래야 시험에 들지 않는다고 했다.

병든 교회의 가장 좋은 치료제는 성경이라고 본다. 30대 중반부터 60이 다 된 지금까지 나름대로 성경을 열심히 읽었다. 새벽에 소리 내어 읽는 게 나의 예배다. 길거리를 걸으면서 성경을 웅얼거렸다. 오후시간 조용히 묵상하면서 읽는 성경은 나의 기도다. 알래스카의 빙하를 건널 때도, 시베리아를 횡단할 때도, 티베트를 종단할 때도 성경이 들어 있는 나의 배낭은 나의 지성소였다. 역사적 사실의 확인이나 과학적 증명을 위해 그걸 읽는 게 아니다. 논리로 그걸 보고 싶지도 않다.

성경은 그런 편견과 오만을 가지고 보면 절대 진리에 도달할 수 없다고 말하고 있다. 쓰라린 경험과 고통의 눈물로 해석하라고 했다.

수십년 연구한 신학자보다 아궁이에서 불을 때던 할머니가 더 빨리 지혜의 원천에 도달할 수 있다. 그런 성경말씀이 교회의 본질이다. 성경 안에 나와 있는 교회들은 어떨까? 천국같이 성결하고 완전할까? 그렇지 않다. 전부 삐꺽거리면서 위태롭게 항해하는 배의 모습이다. 너는 바울파다, 나는 아폴로파다 하면서 부글거리며 싸우고 있다. 돈을 탐하기도 하고 자세히 보면 많은 폭행사건이 있다.

성경은 불완전한 인간교회의 모습을 정확히 알려주고 있다. 증오와 시기가 가득한 세상은 교회에서 사건이 벌어지면 신나게 야유를 보낸다. 그런 세상 사람들에게 침 뱉음을 당하고 채찍을 맞으면서 예수는 십자가를 향했다. 예수의 몸이 교회다. 현실의 교회들이 다시 십자가로 방향을 틀어 이 사회의 빛과 소금이 되었으면 좋겠다.

엄상익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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