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향기-장현승] 순간의 머뭇거림 기사의 사진

“할아버지 사는 게 왜 이렇게 힘들어요?” 아버지를 잃은 ‘제레미’와 그의 할아버지 사이의 대화는 이렇게 시작된다. 할아버지는 ‘라코다 인디언’으로서 정규 교육을 받아본 적 없는 시골 농부일 뿐이었다.

“인생이란 커다란 여행이란다. 잘 살펴보면 그 안에 우리에게 부닥친 일들을 해결할 수 있는 길이 있단다. 인생이란 양지를 걸을 때도 있고 음지를 걸을 때도 있지. 넘어져 봐야 언제 일어설 지 알 수 있고, 굶주려 보지 않으면 풍요로움에 감사할 줄 모른단다. 한번씩, 한순간씩 이겨내다 보면 강해진단다. 영웅들도 갈림길에서 갈등을 하지. 그러나 가던 길을 멈추는 일은 없단다.”

할아버지는 정말 지혜로운 분이시다. 살다 보면 누구나 신중히 결정해야 할 갈림길을 만나게 된다. 이때 ‘어느 쪽으로 가야 하나’ 하는 순간의 머뭇거림은 인류의 조상들로부터 오늘의 구도자에 이르기까지 예외가 아니다.

갈등 속에 위대한 길 있다

역사시대의 시작인 기원전 20세기에 신이 갑자기 ‘아브라함’에게 나타났다. 아브라함은 메소포타미아에서 신의 형상을 만드는 ‘데라’의 아들로 당시 최고 부잣집 아들이었다. 그런 아브라함에게 모든 것을 포기하고 하나님이 지시하는 곳으로 가라고 명령했으니 그 명령이 이해되지 않았을 것이다.

아브라함은 안정적인 삶의 터전과 기득권을 포기해야 하는 갈등 속에서 미지의 세계로 떠나야 할 것인가로 머뭇거린다. 이윽고 신의 의지에 이끌려 그는 발을 내딛는다. 순간의 머뭇거림과 갈등은 아브라함의 의지와 상관없는 최초의 여행으로 시작되었고, 그로부터 인류는 위대한 종교의 탄생을 보게 되었다.

제레미 할아버지의 말과 같이 영웅들도 갈림길에서 갈등을 한다. 그렇다. 힘들고 이겨내기 어려운 갈등 속에 위대한 좁은 길이 있는 것 같다.

갈림길에선 기도하는 자세를

한 여인이 있다. 17세에 엄마를 여의었지만 갖은 어려움을 꿋꿋이 극복하고 대기업에 취직했다. 훌륭한 배우자와 결혼해 출산도 하게 되었다. 그런데 이게 웬일인가. 아이가 이상했다. 온몸에 발진이 생겼고, 심한 발작과 호흡곤란 증세까지 있었다. 결국 의사들까지 포기하는 절체절명의 위기를 맞게 됐다. 담당 의사는 “이젠 아기를 보내줘야 할 것 같다”고 힘겹게 말했다.

저토록 고통 받는 아이를 붙들어야 하느냐 놓아야 하느냐, 고뇌하고 갈등하며 기도하는 엄마의 절박한 모습에서 “할아버지 사는 게 왜 이렇게 힘들어요?” 하는 제레미의 목소리가 들리는 것 같다. 누구든 신중한 결정을 해야 할 갈림길에서는 머뭇거리기 마련이다.

엄마의 의지는 아이를 붙드는 쪽을 택한다. 의사들도 포기한 아이를 ‘엄마의 눈’으로 면밀히 관찰하기 시작했고, 그로부터 한 가지 사실을 발견하게 됐다. 집 청소를 하는 화요일만 되면 아이 증세가 더욱 심하게 악화되는 것이었다. 청소 제품에 포함된 염산 암모니아 같은 성분들이 문제였고, 유독 성분을 없애자 아이는 울음을 그쳤다. 시련으로부터 도망가지 않고 맞서서 이겨낸 것이었다.

어디 이것뿐인가! 아이를 울리던 유해 성분이 없는 제품을 만들어 같은 처지로 고통 받는 아이들에게 나누어 주기 시작한 것을 계기로 연 매출액이 수십억 달러에 달하는 세계적인 무해세제 회사인 ‘소프웍스(soapworks)’가 탄생한다.

그렇다. 갈림길에서 머뭇거리고 갈등하게 될 때 눈을 감고 막연히 지나가기를 기다리면 안 된다. 오히려 눈을 부릅뜨고 옳은 결정을 하기 위해 기도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기도는 친구나 부모에게 하는 것이 아니라 예수의 이름으로 하나님께 하는 것이다. 옳은 결정을 하도록 인도하신다.

장현승 목사 과천소망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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