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오후 2시32분쯤 대전 덕진동 한국원자력연구원 내 연구용 원자로(하나로) 연구시설에서 방사선 ‘백색’ 비상이 발령돼 근무 직원들이 긴급 대피했다.

원자력연구원 및 소방방재청에 따르면 이날 오후 1시3분 하나로에서 실리콘 덩어리에 중성자를 쬐어 반도체의 재료가 되는 얇은 원판인 웨이퍼(Wafer)를 만드는 작업 도중 실리콘 덩어리를 담은 알루미늄 통이 수조 위로 떠오르면서 ‘수조 상부 지역감시기’ 경보등이 울렸다. 시설 내에서 근무 중이던 직원 3명은 곧바로 대피해 방사선 피해를 입지 않았다.

하지만 원자력연구원 인근 주민들은 또다시 방사선이 누출된 것이 아니냐며 불안한 모습을 보였다.

원자력연은 오후 1시8분 하나로의 가동을 중지했으며 사고 건물 내 방사선 준위가 기준치(250μGy/hr)를 초과함에 따라 2시32분 백색비상을 발령했다.

백색비상은 원자력 시설의 안전 운영을 저해할 정도의 이상이 시설 내부에 국한돼 발생한 경우 발령되며 방사성 물질이나 방사선이 해당 시설 외부, 원자력연 경계 내부로 확산된 경우에는 청색경보가 발령된다. 확산범위가 경계를 넘어선 경우 적색경보가 발령된다.

원자력연은 사고발생 직후 비상대책본부를 구성하고 사고수습과 함께 사고원인 규명에 나서는 한편 수면 위로 떠오른 알루미늄 통을 제 위치로 가라앉히기 위한 작업을 진행했다. 이번 사고의 원인이 된 알루미늄 통은 2008년 12월 하나로 수조에 설치됐다.

원자력연구원에서는 그동안에도 방사선 누출 등 사고가 6차례 발생했다. 2004년 4∼5월 연구용 원자로인 하나로에서 중수가 누출되는 사고가 발생했으며, 2006년 11월 22일에는 연구원과 용역업체 직원이 하나로 부근에서 작업 중 방사능이 높은 시설물을 물 밖으로 끄집어내는 바람에 5분가량 방사선에 피폭되기도 했다.

대전=정재학 기자 jhjeo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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