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사 음악’ 넘칠때 ‘한국형 힙합’ 세웠다… 힙합듀오 ‘가리온’ 한국대중음악상 3관왕 기사의 사진

지난 23일 서울 방이동 올림픽공원에서 열린 ‘제8회 한국대중음악상’ 시상식에서 가리온이 ‘올해의 음반’ ‘최우수 힙합 앨범’ ‘최우수 힙합 노래’ 등 3관왕의 영예를 안았다. 가리온은 MC메타(40)와 나찰(34)로 구성된 힙합 듀오다.

수상 직후 만난 가리온은 “기획사에서 만들어진 랩과 획일화된 음악이 넘치는 요즘, 장르 음악을 한다는 것은 너무 힘들었다. 우리의 수상이 위로받지 못한 장르 음악인들에게 격려가 됐으면 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1998년 결성된 가리온은 정규 1집 ‘가리온’(2004), 싱글 앨범 ‘무투’(2005) ‘그날 이후’(2005), ‘가리온2’(2010) 등에서 우리말 랩과 구성력 있는 짜임새가 특징인 ‘한국형 힙합’을 추구해왔다. 힙합 가수로서 살아가는 이야기를 강렬한 비트와 감각 있는 가사로 풀어낸 ‘가리온2’는 평단의 극찬을 받았다.

미국 땅을 한 번도 밟아본 적이 없고, 영어를 잘 하지 못하는 ‘토종 한국인’인 두 멤버는 “우리는 1990년대 통신 동호회 ‘검은소리’에서 만나 랩을 할 때부터 댄스 음악에 양념처럼 들어간 랩, 영어로 가득찬 랩은 하지 말자는 생각이었다. 힙합의 연원은 외국이지만, 그 힙합을 한국에 맞게 바꾸려고 했다”고 말했다.

“한국만의 보편적인 정서가 있고 그 부분을 음악에 녹이고 싶어요. 지금도 한국적 랩의 선율을 고민합니다. 또한 30∼50대도 공감할 수 있는 우리말 가사를 추구합니다.”(MC메타)

가리온의 가사는 다른 힙합음악에 비해 욕설이 적고 사회에 대한 적개심이 덜 나타난 것으로 정평이 나있다.

랩에 빠져 살다보니 어느새 MC메타는 ‘불혹’의 나이에 이르렀고, 나찰도 ‘아저씨’ 대열에 합류할 나이다. MC메타는 “나이가 들면 생물학적으로 쇠락해질 수야 있겠지만 음악은 다르다. 예술은 나이가 들수록 더욱 깊어지고 완성된다. 우리의 음악을 육체적인 잣대로 판단하지 말아 달라”고 말했다.

한편 한국대중음악상 ‘올해의 음악인’은 갤럭시 익스프레스, ‘올해의 신인’은 게이트 플라워즈에게 돌아갔고, ‘올해의 노래’는 뜨거운 감자의 ‘고백’이 차지했다. 미쓰에이는 ‘배드 걸 굿 걸’로 최우수 댄스&일렉트로닉 노래 부문, 투애니원은 ‘투 애니원’으로 최우수 댄스&일렉트로닉 음반 부문을 각각 수상했다.

한국대중음악상은 대중음악의 질적 발전과 다양성 추구를 목적으로 제정된 상으로 대중음악평론가, 대중음악기자, 음악전문 라디오PD 등 대중음악 전문가들이 선정위원으로 참여한다.

이선희 기자 sunn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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