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포럼-서정우] 세계는 넓고 할 일은 많다 기사의 사진

“젊은이들이여, 무한한 가능성의 세계 속에서 도전하는 노마드가 되라”

교통의 발달은 국가와 국가 간의 물리적 거리를 단축하는 데 기여했고, 통신의 발달은 국가와 국가 간의 정신적 거리를 축소하는 데 기여했다. 그 결과 우리가 현재 살고 있는 세계는 하나의 작은 지구촌으로 축소됐다. 지구촌에는 전통적인 국경이나 국가 개념은 존재하기 어렵다.

우리나라는 작은 나라이다. 국토의 크기가 상대적으로 좁다는 뜻이다. 이렇게 작은 나라가 이념 때문에 분단돼 현재 우리가 살고 있는 남한땅은 더욱 작은 나라가 되고 말았다. 우리나라는 적은 나라이다. 국가의 부존자원이 상대적으로 부족한 나라라는 뜻이다. 거기에다 국토의 7할은 산악지대라 시인이 시를 쓰고, 화가가 그림을 그리는 데는 아름다운 금수강산이지만 경제적으로 보면 효용가치가 대단히 낮은 악산들이다. 그곳에서는 농업이나 임업, 목축업이나 기타 생산활동을 하기가 어렵다.

이것은 우리 민족이 당면한 피할 수 없는 엄숙한 현실이다. 따라서 우리는 이러한 악조건들을 극복하면서 국가 발전을 구현해 나가야 한다. 그러니까 우리는 국토의 크기나 부존자원의 양으로 선진국과 경쟁하기 어렵다는 뜻이다.

그러면 우리는 무엇으로 승부를 걸어야 하는가. 우리 민족의 국가적 운명은 무엇인가. 우리는 과감하게 세계로 나가 세계 속에서 우리의 국가적 운명을 개척해 나가야 한다. 이것이 ‘세계 속의 한국의 구현’이다. 우리의 국가적 뉴프런티어는 나라 안에 있는 게 아니고 나라 밖에 있다.

일찍이 네덜란드는 1602년에 동인도회사를 설립, 해외로 나가 유럽 제1의 부국이 됐다. 영국 스페인 포르투갈 스웨덴 노르웨이 덴마크 벨기에 등은 모두 다 세계로 나가 자신의 운명을 개척해서 성공한 나라들이다. 후지모리는 일본이 만든 페루의 대통령이고, 브라질에는 일본보다 더 큰 일본 땅이 있다. 세계적으로 중국인이 없는 곳은 없고, 중국의 음식점은 세계 어디에서나 가장 인기 있는 음식점이다. 화교 자본과 유대인 자본이 세계경제를 주름잡고 있다.

개인이 사회 속에서 홀로 살 수 없는 것과 같이 국가 역시 국제사회 속에서 고립해서 존립하고 성장하기 어렵다. 우리나라의 문제는 곧 이웃나라의 문제가 되고, 이웃나라의 문제는 곧 국제문제로 비화하게 된다. 이와 같이 세계는 교통과 통신이라는 네트워크로 긴밀히 연결돼 있는 하나의 시스템인 것이다.

산속에 있으면 산이 보이지 않는다. 산을 비껴 나와야 산의 봉우리, 산의 허리, 계곡과 봉우리의 관계, 나무와 숲의 아름다운 조화들을 볼 수 있다. 우리나라에만 있으면 우리나라를 정확하게 보기 어렵다. 우리나라를 떠나 봐야 우리나라가 잘 보인다.

우리는 우리나라를 너무 부정적으로 보는 경향이 있다. 우리나라는 우리 국민보다 외국인에 의해서 보다 긍정적으로 평가된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금년도 연두교서에서 우리나라를 다섯 번이나 긍정적으로 언급했다.

골드만삭스의 짐 오닐 회장은 금년도 경제성장 국가군으로 우리나라를 포함해 멕시코 인도네시아 터키를 꼽고 있다. 우리나라는 겨우 반세기 만에 민주화와 산업화를 동시에 이룩한 세계에서는 그 유례를 찾기 힘든 모범 국가로 평가받고 있다. 우리나라는 유구한 역사와 전통을 가진 문화민족이며, 이 문화적 저력이 ‘한강의 기적’을 구현한 동인으로 평가받고 있다. 새마을운동은 우리나라보다 외국에서 더 높게 평가되고 있다. 명절을 맞아 조상을 숭배하고 부모에게 효도하기 위해 고향을 찾아가는 민족의 대이동을 외국에서는 놀라운 시선으로 보고 있다. 일본 중국 동남아시아 등지에서 일고 있는 한류 열풍을 보라.

젊은이들이여, 온실 안의 백로가 되지 말고 창공을 나는 독수리가 돼 세계 속으로 비상하라. 젊은이들이여, 한곳에서 한 가지 일로 정주하지 말고 무한한 가능성의 세계 속에서 유목하는 노마드가 되라. 도전하는 젊음은 아름답다. 도전하지 않는 젊음은 향기 없는 꽃과 같다. 세계로 나가 배우고, 일자리도 구하고, 돈도 벌면서 세계를 품어라. 세계는 넓고 할 일은 많지 않은가.

서정우 연세대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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