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양재의] 기후변화와 농식품 기술개발 기사의 사진

농업의 온실가스 배출량은 국가 전체의 3%로 적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어서 기후변화 대응을 논할 때면 농업 분야는 일차적인 관심 밖에 놓여 있다. 생산성 대비 탄소배출 효율성을 나타내는 지표인 탄소집약도가 지난 15년간 제조·건설업 분야에서 220%나 개선되는 동안 농업은 17% 개선되는 데 그쳤다. 기후변화 대응에 있어서도 농업은 국민의 관심 밖으로 뒤처져 가고 있다.

다른 산업과 달리 농업은 기후변화에 가장 취약한 산업이다. 조금씩 높아지는 온도와 극심한 이상기상 현상은 농업을 더욱더 자연재해에 취약하게 만들고 있다. 지난해 배추파동과 같이 주기적인 농산물 파동이 앞으로도 계속될지 모른다. 현재의 기술과 투자로는 이를 모두 예측하고 대응하기에 역부족이다. 농산물은 가격탄력성이 가장 낮은 상품에 속한다. 생산량이 줄면 가격은 바로 폭등한다. 지난 40여년간 쌀 생산에 대하여 농촌진흥청 등에서 꾸준한 기술개발 투자와 생산 기반 조성을 지속하였기에 어지간한 기상이변에도 영향을 받지 않고 풍년을 이어가게 하고 있다. 이것이 국민경제에 얼마나 큰 기여를 하고 있는지 세계의 곡물 파동을 볼 때마다 그 고마움을 새삼 느끼게 된다.

주기적 곡물파동 예상돼

다른 작물들도 쌀농사처럼 안정적인 생산 기반을 유지해 나갈 수 있도록 농업 분야 R&D의 확대 투자와 기반 조성이 필요하다. 이것은 서민생활 안정과 식량안보에도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다. 식량수급 불균형이 국가안보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는지는 지난해 모로코 사태와 배추파동을 보면서 충분한 경험을 하지 않았던가.

온실가스 감축에 있어서도 농업은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 국내 제조업 분야는 에너지 효율성이 상당한 수준에 도달해 선진국과 비교해도 손색이 없다. 온실가스 감축 투자 비용에 비해 감축잠재량이 크지 않다는 의미다. 하지만 농업은 에너지 효율성이 상대적으로 낮아 투자 대비 온실가스 감축잠재량이 매우 크다. 비용효율적으로 온실가스를 감축하자는 것이 교토의정서의 가장 큰 성취로 본다면 우리나라의 온실가스 감축 의무를 달성키 위해 농업 R&D에 투자해 바람직한 정책 방향을 잡아가는 것이 우선적이다.

농업의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서도 기술투자는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농업의 에너지 효율성을 높이는 기술 개발을 통해 농업생산비를 낮추고 안정적인 생산 기반을 만들어 나가야 한다. 또한 어지간한 기상재해와 에너지 가격 변동에도 안정적인 농업생산 기반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리고 농업은 식품산업과 함께 서민경제에서 절대적인 중요성을 차지하고 있다. 영국의 농식품 시스템에서의 탄소배출량은 국가 배출량의 19%에 달한다고 한다. 우리나라도 이와 크게 다르지 않다. 20% 정도의 탄소가 먹고 마시는 데서 발생되고 있다. 이를 위해 농업 분야에서도 탄소감축 사업을 적극 발굴하기 위한 녹색기술 R&D 투자가 일어날 수 있도록 범정부적으로 개입해야 한다. 단순히 기후변화 대응 측면에서만 필요한 것이 아니다. 새로운 기술 개발을 위한 투자를 통해 농업의 기후변화 대응 역량을 강화하는 것은, 온실가스를 효과적으로 감축해 주력 산업인 제조업 분야의 감축 부담을 덜어주는 것과 함께 농업의 안정적 생산 기반 유지에도 필수불가결하다.

R&D 예산 배려해야

최근 국가 R&D를 총괄하는 국가과학기술위원회 신설을 골자로 한 과학기술기본법이 작년 말 국회를 통과했다. 앞으로는 국과위에서 R&D 예산을 배분하고 조정할 것이다. 국과위에서 기후변화 대응, 국가의 식량안보, 서민생활 안정 등 다양한 측면에서 큰 영향을 미치는 농림수산식품 분야를 중요한 한 축으로 다루어 주고, 기술 개발에 한층 더 높은 투자와 범정부적 관심이 있기를 바란다.

양재의 강원대 농업생명과학대학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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