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포럼-김판석] 빈곤 퇴치를 위한 희망 심기 기사의 사진

“민간 단체와 기업들이 국제적 시야로 최빈국 빈민을 보듬어야 한다”

세계적으로 절대빈곤 수준에 놓여 있는 사람은 전 세계 인구 68억명 가운데 25% 정도인 약 17억명으로 알려져 있는데, 많은 사람들이 이를 흘려듣기 일쑤다. 그러나 이것을 그냥 흘려들을 것이 아니라 이 시대의 주요 메시지로 되짚어 보면 어떨까.

절대빈곤 상황에 처해 있는 나라는 주로 아프리카와 동남아시아 등에 속해 있으며 한 나라 인구의 절반 이상이 절대빈곤 수준에 놓여 있는 나라들도 많다. 국제기구 자료에 의하면 매일 5만여명이 빈곤과 관련해 죽어 가고 있고, 그 중 다수가 여성과 어린이이며, 매년 약 1100만명이 5세 이전에 빈곤으로 사망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빈곤은 기본적인 인간욕구의 부족상태를 말하며, 이는 의식주는 물론 영양, 식수, 보건, 교육 등의 부족을 의미한다. 그런데 빈곤의 의미가 다양하기 때문에 빈곤을 논할 때, 보통 절대빈곤(극심빈곤)과 상대빈곤(비교빈곤)으로 구분한다.

상대빈곤은 어느 사회에나 존재하는 비교 차원의 문제이기 때문에 논외로 하고, 절대빈곤에 관한 문제에 초점을 맞춰 논의하는 것이 현실적이라고 할 수 있다. 절대빈곤은 기본적인 생활을 영위하는 데 필요한 자원의 절대적 부족상태를 말한다. 보통 일정한 빈곤선(하루 최저생활비가 1달러25센트인 정도) 이하의 생활을 절대빈곤이라고 한다. 절대빈곤에 직면한 사람들에게는 삶 자체가 생사의 문제인 것이다.

빈곤은 인간의 존엄성을 추락시키는 심각한 주제로서, 기후 및 환경변화 그리고 각종 재해 등으로 인해 그 실상이 점차 심각해지고 있다. 따라서 빈곤문제는 특정 국가만의 문제가 아닌, 세계적인 이슈이므로 모든 나라가 적극적으로 대응해야 할 지구적인 공공의제가 됐다. 그동안 유엔을 비롯한 여러 국제기구 등을 통해 빈곤퇴치를 위한 국제사회의 노력이 지속돼 왔으나, 빈곤에 놓인 세계 17억명의 여건이 크게 개선되지 않고 답보적인 상황에 머물고 있다.

최근 유엔은 새천년개발목표 8가지를 내걸고 있다. 그것은 극심한 빈곤과 기아 퇴치, 보편적 초등교육의 보급, 성평등 촉진과 여권 신장, 유아 사망률 감소, 임산부의 건강 개선, 에이즈와 말라리아 같은 질병과의 전쟁, 환경의 지속 가능성 보장, 발전을 위한 전 세계 동반관계의 구축 등이다. 따라서 우리도 이러한 목표달성을 위해 적극적으로 동참할 때가 됐다.

그런 맥락에서 우리 정부도 공적개발원조를 확대하고 있다. 하지만 정부도 보다 효과적인 새로운 원조전략을 마련할 때가 됐다. 원조를 위한 원조가 아니라, 해당 국가의 발전을 위해 현실적인 기여를 해야 한다. 유·무상 원조를 국력 과시의 수단이나 경제적 실리 챙기기의 수단으로 인식하지 말아야 한다. 오히려 너무도 기본적인 표현이지만, 인도주의적 인류공영의 차원에서 접근해야 한다. 선진국들의 자세나 정책과는 질적으로 다른 새로운 빈곤퇴치 전략을 보여줄 때, 대한민국의 진정한 국격이 향상될 수 있다.

그리고 빈곤퇴치를 위해서 민간분야도 적극적으로 나서야 할 때이다. 대기업도 지구적 차원에서 사회적 책임을 다해야 한다. 아울러 시민사회, 봉사기관, 종교기관, 사회단체, 교육기관 등도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빈민들의 식량을 일시적으로 지원해주는 수준에 머물 것이 아니라, 장기적으로 그들이 자립해 일어설 수 있도록 최빈국의 빈민들을 위해 보건의료기관과 교육기관 등을 세워 그들을 일깨워야 한다.

최근 들어 감동적인 소식도 들린다. 빛도 없이 이름도 없이 멀리 오지에서 봉사활동을 하거나 병원을 세워 죽어가는 사람을 구한 일들이 소개돼 훈훈한 감동을 주고 있다. 그런데 이제는 이러한 일들이 민간분야에서 보다 효과적이고 체계적으로, 보다 폭넓게 전개돼야 한다.

새로운 시대는 발상의 전환을 필요로 한다. 민간분야의 많은 기관들이 국내를 넘어 국제적 시야를 가지고 최빈국들의 빈민들에게 희망을 심어주는 일에서 새로운 임무를 찾아보면 어떨까.

김판석 연세대 교수 행정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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