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향기-조성기] 이스라엘 여행 다녀와서 기사의 사진

이스라엘 여행을 다녀온 대부분 사람들이 공통적으로 느끼는 바이겠지만, 필자도 이번에 이스라엘 여행을 마친 후 그 나라는 결코 관광이나 외유 대상이 될 수 없는 나라라는 사실을 절감했다.

떠날 때부터 테러 공포를 떠올려야 했고 혹시 일이 잘못될 경우 한국으로 돌아오기 힘들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만큼 위험을 감수해야 하는 여행이기에 지금까지 그렇게도 가고 싶었지만 60대가 돼서야 겨우 용기를 내어 다녀올 수 있었다. 오랜만에 학교 지원을 받아 보직교수들을 중심으로 이스라엘 성지 답사를 간다는 말을 듣고 필자는 보직교수는 아니었지만 경비는 스스로 부담해도 좋으니 끼워달라고 부탁했다. 학교 당국에서 여행 일정을 기록하고 소감을 써서 대학신문에 연재한다면 나에게도 일정 부분 지원해주겠다고 해 기록 담당자의 사명을 띠고 함께 떠나게 되었다.

학생회 비용 반환하라는데

기록자의 사명을 성실히 감당하기 위해 소니 핸디캠, 캐논 카메라, 갤럭시 스마트폰, 삼성 넷북 등을 준비했다. 4만원짜리 캐논 카메라 배터리도 새로 사고 스마트폰에는 16만원짜리 32기가 미니 SD카드도 장착하고, 넷북 구입에도 60만원가량이 들었다. 학교 지원에 대한 감사의 표시로 이 정도 준비는 기본적으로 해야겠다고 여겼다.

1500여장의 사진과 140여개의 동영상 파일을 여행 기간 내내 밤 시간을 이용해 잠을 줄여가며 넷북으로 옮기는 작업을 했다. 성지 답사의 감상과 감격을 글을 통해 학생과 교수, 교직원들과 함께 나누게 될 날을 기다렸다. 그런데 한국에서 이상한 소식이 날아왔다. 총학생회가 교수들의 이스라엘 여행 지원금에 교비가 사용되었다고 이의를 제기하며 대자보까지 붙이고 방송 매체에서도 그런 주장을 보도했다는 것이었다.

행정 절차를 잘 모르는 필자로서는 모든 것이 정상적인 절차를 거쳐 집행된 줄 알았는데 등록금 인상 문제와 맞물려 학생회의 심기를 건드렸던 모양이다. 새 학기가 됐는데도 그 문제가 가라앉지 않고 ‘성지순례 지원금 반환하라’는 식의 플래카드가 교정에 펄럭이는 것을 볼 때 착잡한 마음 금할 길이 없다. 생각 같아서는 당장이라도 지원금을 반환하고 싶지만 문제가 그리 간단하지만은 않은 것 같다. 학생회와 학교 당국의 주장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

절차상 문제가 있었다 하더라도, 비교적 객관적으로 교수들의 여행을 옆에서 지켜본 기록 담당자로서 분명히 말할 수 있는 것은 이번 여행이 결코 성지순례를 빌미로 한 관광이나 외유가 아니었다는 점이다.

모임에서 가이드 역할을 한 13년차 이스라엘 선교사와 교목실장인 구약학 박사는 수십년 교회를 다녀도 다 배울 수 없는 방대하고 깊이 있는 성서에 관한 지식을 열정을 다해 쏟아부어 감당하기가 힘들 정도였다. 필자도 신학대학원을 나오고 수십년 성서를 연구했다고 자부해왔지만, 이번 여행을 통해 얻은 지식과 경험 앞에 그 모든 것이 무색해지는 느낌이었다. 두 사람의 가이드는 우리로 하여금 이스라엘의 과거와 현실 사이를 수시로 오가게 하며 이스라엘에 대한 입체적인 전망을 가지게 하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경비 아깝지 않은 성지순례

사실 여행에 참여했던 분들은 ‘이스라엘 10일 학교’ 등록금을 수백만원씩 두 분의 가이드에게 지불해야 마땅할 것이다. 지원금 반환도 필요하면 해야 할 것이다. 그만큼 이번 여행은 수백만원, 수천만원 손해를 보아도 아깝지 않은 값진 여행이었고, 이런 기회가 다른 학교 구성원에게도 골고루 돌아갔으면 하는 마음 간절하다. 앞으로 학생들은 지원해주더라도 교직원은 스스로 경비를 감당하도록 하면 더욱 좋을 것이다.

조성기 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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