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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궁의 사계] 햇발 속삭이는 돌

[고궁의 사계] 햇발 속삭이는 돌 기사의 사진

박석 깔린 마당에서 외로이 겨울을 견딘 품계석은 이른 봄바람이 반갑다. 무리 지어 서있는 이웃의 돌은 동지이자 적이었다. 모든 궁의 품계석은 똑같다. 출세의 징표이자 권력의 서열.

조정에 큰 행사가 있을 때 관리들은 12개씩 좌우에 놓인 품계석에 따라 도열했다. 3품까지는 정종(正從)이 있으나 4품부터는 정만 있다. 궁금한 것은 좌우의 서열. 보통은 북극성을 기준으로 동쪽이 우(右)가 되는데, 궁궐은 임금이 중심이다. 임금은 남쪽을 향해 착좌하니 왼쪽에 문반이 자리잡고, 좌의정이 우의정보다 높다.

위계는 의복에서도 엄격했다. 정1품에서 정3품 당상관은 붉은색, 종3품에서 6품은 푸른색, 7품에서 9품은 초록색 옷을 입었다. 문관은 학, 무관은 호랑이를 흉배에 수놓았다. 당상관은 두 마리, 당하관은 한 마리로 구분했다. 영의정부터 종사랑까지 컬러풀한 옷차림으로 인정전을 채운 신료들의 모습. 생각만 해도 장관이다.

손수호 논설위원 shsho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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