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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시각-배병우] 불안한 ‘김중수-윤증현’ 듀엣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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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경제 상황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일전에 만난 민간 경제연구소장 등 전문가들은 “위험한 상황”이라는 말을 빼놓지 않았다. 물가에 국한하면, 월 물가상승률이 한때 6%에 육박했던 2008년 짝이 나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했다. 당시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과 최중경 차관, 이른바 ‘최-강 라인’은 배럴당 유가 200달러 전망이 나오는 속에서도 수출 확대를 노린 고환율정책을 추진, 물가불안을 가중시켰다. 더욱 비관적인 쪽은 무분별한 성장정책으로 외환위기를 맞았던 김영삼 정부 후반기가 생각난다고 했다. 고물가, 경기하강기 진입, 한계에 이른 가계부채 문제 등 3대 악재가 겹칠 내년엔 매우 위험한 상황이 전개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런 ‘경제 고수’들뿐 아니라 기자의 눈에도 위기의 징후가 적지 않다. 가장 걱정스러운 것이 김중수 한국은행 총재와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의 선제적 대응 능력 부족이다. 지난해 경제성장률은 6.1%였다. 정부 예상치는 물론 4%대 초반으로 추정되는 우리 경제의 잠재성장률을 훌쩍 넘는 수치였다. 소비자물가 상승률도 2.9%로, 한은 물가안정 목표치(3.0%)에 육박했다.

이처럼 각종 경제 지표들이 글로벌 금융위기 이전 수준을 완전히 회복했는데도 한은은 단 두 차례 기준금리를 0.25%포인트씩 올리는 데 그쳤다. 이에 따라 지난해 연말 한은 기준금리는 연 2.5%. 세계 금융위기 직전인 2008년 8월엔 5.25%였다. 이처럼 경기와 큰 폭으로 괴리된 초저금리가 최근 물가 급등과 전셋값 대란의 온상이 됐음은 물론이다.

그동안 금리 인상 등 출구전략을 서둘러야 한다는 지적이 적지 않았다. 조동철 전 한국개발연구원(KDI) 수석연구위원이 금리를 점진적으로 정상화해야 한다는 보고서를 낸 것이 지난해도 아닌, 2009년 7월이었다. 보고서의 요지는 “이미 경제 회복이 견실한 수준인 만큼, 정책당국은 과도하게 낮은 금리를 올리기 시작해 경기 활황이 됐을 때의 정책리스크를 선제적으로 줄여야 한다”는 것이었다. 금리 인상과 경제운영 정상화를 미루다 ‘물가 급등’과 ‘가계 금리 부담 증가’라는 심각한 정책 딜레마에 처한 현 상황을 거울에 비춰본 듯하다. 이성태 전 한은 총재도 과도하게 풀린 유동성을 조금씩 줄여 가야 한다고 여러 차례 강조한 바 있다.

이런 점에서 최근 경제 혼란의 1차 책임은 금리 인상에 잇따라 실기한 김중수 총재가 이끄는 한은에 있다. 물가만 보면 금리를 0.25% 포인트씩이 아니라 훨씬 큰 폭으로 올려야 하는 막다른 골목에 몰렸다. 시한폭탄이 되고 있는 가계부채 문제도 그렇다. 김 총재는 “아직은 심각하지 않다”고 할 게 아니라, 금리를 점진적으로 올리는 것이 대출 수요를 억제해 오히려 가계 부실을 예방할 수 있다는 점을 설득했어야 했다.

기획재정부와 금융정책 당국의 책임도 이에 못지 않다. 윤증현 재정부 장관은 얼마 전까지도 한국이 얼마나 성공적으로 금융위기에서 벗어났는지를 홍보하는 데 열을 올렸다. 다른 나라보다 경제 회복 속도가 월등히 빠르다면 위기 때 취했던 비상조치들도 일찍 거둬들이는 게 순리다. 그런데 금리 인상 등 경제운영 정상화에는 왜 그리 소극적이었는지 이해할 수 없다.

물가대책도 한마디로 시장과 싸우는 ‘하수(下手)’다. 실질금리(명목금리-인플레이션율)가 아직도 큰 폭의 마이너스로, 은행에 예금할 경우 손해를 보는 상황에서 가격 억누르기 식 대책이 실효를 거둘 리 없다. 오히려 국민들에게 물가 문제가 심각하다는 인식을 심어 줘 인플레 기대 심리만 높이는 역효과를 낼 수 있다.

오래 전부터 금리가 추세적으로 오를 거란 게 분명했지만 이에 대한 대비도 제대로 하지 않았다. 금리 인상 위험에 고스란히 노출되는 변동금리형 가계대출은 아직도 전체의 85%에 이른다. “일이 터져서야 대응하고, 중장기 시각이 없다”는 이번 경제팀에 대한 비판에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다.

배병우 경제부장 bwba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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