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포럼-석동연] 韓·中 관계의 빛과 그림자 기사의 사진

“정치안보면에서 도전 많았지만 우리 미래 위해 상생 전략을 세워야 한다”

1992년 수교 이래 숨 가쁘게 발전해오던 한·중관계는 지난해 모진 비바람을 겪었다. 물론 이전에도 고구려사 문제, 단오제를 둘러싼 문화원조 논쟁 그리고 탈북자 문제, 무역 분규 등 어려운 도전들이 적지 않았지만 한·중관계의 발전이라는 도도한 흐름은 이를 압도했다. 지난해 천안함 폭침과 연평도 도발을 겪으면서 우리는 전략적 협력동반자라는 한·중관계의 현실을 냉정히 돌아보게 됐다.

한국은 중국이 한반도 평화와 안정을 위해 중국 방식으로 역할을 하면서도 북한의 거듭된 도발에 대해 보다 적극적인 태도를 취하지 않는 것에 실망하고 있다. 사실 북한 문제만 없었다면 한·중관계 발전의 장애물은 별로 없었다. 물론 바로 이웃나라이자 1년에 600만명 가까운 양국 국민들이 상대국을 방문하고 120여만명의 국민들이 상대국에 장기 체류하고 있어 이런저런 사건들이 많지만 적절히 처리할 수 있기 때문에 큰 문제는 아니다.

지난해 연평도 포격사건 후 중국 네티즌 간에 한동안 나돌던 조크가 있었다. “미국은 때리고 싶으면 누구든지 때린다. 일본은 얻어맞으면 미국에 대신 때려달라고 한다. 중국은 얻어맞으면 욕만 한다. 북한은 기분이 나쁘면 한국을 때린다. 한국은 얻어맞으면 미국과 군사훈련을 한다.” 중국 네티즌들의 풍자지만 읽는 우리의 마음은 그리 편치 않았다.

북한의 연평도 포격 이후 서해에서 미 항공모함 조지워싱턴호가 한국군과 연합훈련을 했을 때 중국인들은 크게 긴장했다. 중국 지인은 송 태조 조광윤(趙匡胤)이 927년에 남겼던 글귀를 얘기하며 중국인들의 속마음을 내비쳤다. “침상 옆에 어찌 다른 사람이 코를 골며 자게 내버려 두겠는가!” 자기의 세력 범위 또는 이익이 다른 사람에게 침해당하지 않아야 한다는 비유적 표현이다.

서해(황해)는 아편전쟁과 청일전쟁의 치욕이 서린 바다이며 중국은 핵심 이익지역으로 간주하고 있다. 항공모함이 서해에 진입하면 중국의 주요 도시와 군시설이 작전반경에 들어가기 때문에 중국은 대단히 민감하게 반응한다.

이제 세계 제2위 경제대국이자 군사강국인 중국은 자기네 앞마당으로 여기는 황해에 외국군이 들어오는 것을 원치 않는다. 연평도 포격 직후 미 항공모함을 동원한 한·미 군사훈련을 서해에서 했다. 북한이 또다시 도발하지 않도록 강력한 메시지를 보낸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조지워싱턴호를 서해에 부른 것은 한국이 아니고 북한이었다”라고 할 수 있다. 앞으로도 북한 도발로 미 항공모함이 서해에 진입하게 될 가능성이 많은데 중국이 그런 상황을 원치 않는다면 무엇을 해야 하는지 깊이 숙고해야 할 것이다.

이렇게 지난해는 한·중 간에 정치안보면에서 도전이 많았지만 경제·무역, 인적교류 면에서는 한·중관계가 더욱 긴밀하게 발전한 한 해였다. 지난 30년간 연평균 9.8%의 경이적인 경제성장을 계속한 중국의 국내총생산(GDP)이 지난해 일본을 앞질러 세계 제2위 경제대국이 됐다. 중국이 소비대폭발의 시기에 들어서면서 우리의 대중수출이 대폭 늘고 있는데 지난 한 해 동안 전년보다 35% 증가했다. 중국 통계로는 지난 한 해의 한·중 양국 교역액이 2071억 달러에 달했고 미국과 일본과의 교역량을 합한 것보다 많았다. 무역 흑자는 무려 697억 달러에 이르렀다.

중국에 진출한 우리 기업들의 실적도 괄목할 만했다. 지난 1년 동안 삼성이 중화권에서 514억 달러의 매출액을 기록했으며 현대·기아자동차는 중국에서 109만대의 자동차를 생산·판매했다. 지난해 한국에 온 중국 방문객이 전년보다 40% 증가한 187만명이었다. 중국 관광객이 돈지갑이 두둑한 큰 손이라는 것은 잘 알려져 있다. 중국과의 교역이 한국 경제성장에 52% 기여하고 있다는 연구결과도 최근에 나왔다.

이렇듯 한·중관계는 빛과 그림자가 교차하고 있다. 어느 한 면만 보며 일희일비해서는 안 된다. 우리의 미래는 발전과 변화를 거듭하는 중국과 직결돼 있다. 중국과의 상생(win-win) 전략을 세우고 치밀하게 추진해 나간다면 우리의 미래는 활짝 열릴 것이다.

석동연 경기도 국제관계자문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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