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오피니언 > 칼럼 > 고궁의사계

[고궁의 사계] 반송, 부채춤을 보는 듯

[고궁의 사계] 반송, 부채춤을 보는 듯 기사의 사진

창덕궁 후원의 관람정 길섶에 자리한 생강나무가 궁궐에서 처음으로 꽃망울을 터뜨렸다. 인근 창경궁 통명전 뒤뜰에서도 개화소식이 전해졌다. 이처럼 궁궐이 울긋불긋 꽃대궐로 바뀌는 동안 늠름하게 일직(日直)을 서고 있는 나무가 반송(盤松)이다.

반송은 예쁜 소나무다. 춘양목이니, 적송이니 하는 것은 모두 잘라 쓸 때 요긴한 이름이라면 반송은 조경수다. 생장도 특이하다. 일반 소나무가 하나의 줄기가 올라와 자라는 데 비해 반송은 표면부터 여러 줄기가 각각 올라와 둥그렇게 자란다. 우산처럼 펼쳐진다고 해서 ‘삿갓솔’, 일본에서는 ‘다행송(多幸松)’으로 부른다.

창덕궁에서는 승화루(承華樓) 앞의 일곱 그루 무리로 솟은 반송이 일품이다. 승화루는 정조 때 지은 세자 전용도서관. 문을 열면 바로 솔향기가 스며드니 면학용으로 제격이다. 밖에서 보면 한 그루 한 그루가 부채 모양이면서 일곱 그루 전체가 모여 마치 부채춤의 한 장면을 보는 듯하니 조경수의 미덕을 두루 갖췄다고 하겠다.

손수호 논설위원



트위터페이스북구글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