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이승창] 사업타당성도 안 거친 동남권 신공항 기사의 사진

경남 부산 지역을 중심으로 한 동남권 신공항 입지평가 결과가 이번 달에 발표된다. 현 정부 들어서 지역 간 대립 양상을 보인 세종시 건설, 첨단의료복합단지 조성 사업,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 조성 사업 등을 포함하면 서너 번째 국책 사업이다. 4대강 국책 사업은 지역 간 대립은 없지만 정부 임기 내 초대형 국책 사업으로서 정치사회적으로 논란이 끊이지 않는 가운데 집행되고 있다. 동남권 신공항을 어느 지방자치단체에 건설할 것인가를 결정하기 전에 김해공항을 무시한 신공항 건설 자체가 필요한가부터 따져보고자 한다.

국책사업은 대규모 자본이 투입되는 사업이기 때문에 반드시 객관적이고 장기적인 관점에서 검토된 해당 사업의 투자 타당성 분석 결과가 존중돼야 한다. 우리 사회에서는 종종 이 같은 기본 절차를 뛰어넘은 국책사업마다 갈등과 사업 실패를 낳았다는 것을 여러 경험을 통해 알고 있다. 개인 회사의 투자 결정에 있어서도 첫 번째는 투자 타당성이 아닌가.

타당성 분석 중 가장 중요한 경제적 투자 측면을 보면 이미 기존의 비용편익 분석 연구 결과에서 경제성이 없다고 밝혀졌고 인천공항을 참고하더라도 쉽게 이해될 수 있다. 영종도 앞바다를 매립하면서 3000만명 여객 처리 공항시설 건설에 약 7조원을 투자했는데, 동남권 신공항에서는 약 10조원을 투입해 인천공항의 절반 규모를 건설하는 것이 타당한가 하는 점이다. 그것도 현재 예상 투자금액이 10조원이라면 과거 대형 국책사업의 경우 최종 투자 금액이 초기 예상 총액의 3배 정도로 집행됐던 점을 감안하면 경제성이 없다는 것은 분명해진다.

김해공항 지금도 절반만 가동

여객 수요에 있어서는 문제가 더욱 심각하다. 지난 수년간 부산 인구는 계속 6%씩 줄어온 반면 경남 인구는 6%씩 늘면서 결과적으로 부산 경남 인구는 정체 수준에 머물러 있다. 김해공항은 여객 1350만명 처리 능력을 갖고 있으나 현재 절반 정도의 가동률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 800만명이 처리됐으나 그 이전까지는 600만∼700만명에 머물렀다. 지난해의 증가는 최근 저가 항공사 출현으로 증가한 한계증분일 수밖에 없다. 국내 저가 항공사의 보유 항공기는 중소형기로서 보유 대수는 적게는 1∼2대, 많게는 5∼6대 수준이다. 이 같은 수치적 사실에 눈을 감고 향후 미래수요 예측을 낙관적으로 한다면 국내 여타 지역 국제공항의 투자 실패 경험을 총체적으로 묶어서 대형으로 한번 더 터뜨리는 단초가 될 것이다.

무엇보다 허브 규모의 공항 건설은 이미 잠재수요가 충만된 상태에서 계획·건설·운영되면서 10년 단위로 재확장 검토를 해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역 내 기존 국제공항은 50% 이하로 가동되고 있으며, 주변 450㎞ 권내에서는 고속철도가 계속 건설되고 있고, 지역사회의 여객은 주로 3시간 내외 중단거리 관광수요 노선 이용자인 현실에서 초대형 국책 사업을 유치하려는 노력은 현실을 너무도 모르는 판단으로 보인다. 어느 항공사가 이 같은 지점을 허브 공항으로 이용하고자 할 것인가. 그럼에도 이를 추진하고 싶다면 국책사업이 아닌 지역사업으로서 수익증권과 같은 채권을 발행하거나 외부의 선투자를 유치하는 투자 계획을 함께 세워야 한다.

화물처리 능력 제고시켜야

부산은 전통적으로 항구도시로서 세계적인 화물 터미널 기지다. 주변국, 특히 중국과의 컨테이너 환적률을 높일 수 있는 SOC 투자를 강화하거나 주변의 신생 공항을 화물기지화해 보완적인 화물 처리를 강화하는 것이 지역 발전에 도움이 될 것이다. 특히 오늘날 세계적으로 환경보호 의식이 강화되고 있는 시점에 과거처럼 바다를 메우거나 산을 깎거나 하는 거대한 자연 변경 내지는 자연 훼손을 기본으로 하는 SOC 투자는 더 이상 하지 않아야 한다.

끝으로 지역경제를 활성화하기 위한 이슈 여론화 자체는 바람직하지만 국책사업의 경우에는 절차가 있으므로 이를 무시한 지역 간 갈등은 상처만 남길 뿐이다. 이보다는 진정한 수요에 바탕을 둔 점진적 노력을 통해 지역 내 발전을 꾀해야 하며, 이 같은 지역 발전을 촉진하는 동시에 지역 간 상호 보완을 이룰 수 있는 통 큰 국책 사업이 지원돼야 한다.

이승창 항공대 교수 경영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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