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27 재·보궐선거일이 임시공휴일이 아니어서 투표 참여가 어려운 직장인 사이에서 “투표할 시간을 보장해 달라”는 요구가 커지고 있다. 한 시민단체가 벌이는 ‘2시간 유급휴가주기 캠페인’에 동참하는 기업도 속속 늘고 있다.

포털사이트 다음 아고라에는 ‘사장님, 저 1시간 늦게 나갈게요’라는 제목의 청원이 올라와 있다. 경기도 분당에 사는 32세 회사원이 “투표 시작 시간인 오전 6시에 투표하고 출근하려니 지각이 걱정되고, 퇴근해서 오는 시간 계산해 보니 못할 거 같다”며 “투표할 권리 보장을 위해 27일에는 전국의 사장님들이 출근시간을 1시간씩 늦춰주시는 것은 어떨까요?”라고 쓴 글이다. 이 글에는 24일 오후까지 900여명이 공감을 표시하는 서명을 했다.

직장인으로 구성된 시민단체 ‘직장인 작은권리찾기’는 ‘2시간 유급휴가주기’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와 전국경제인연합회에 협조공문도 보냈다. 작은권리찾기 대표 정영훈 변호사는 “재보선엔 휴무가 없어 투표에 참여하는 직장인이 많지 않다”며 “직장인이 공직선거법 6조와 근로기준법 10조에 보장된 ‘투표할 권리’를 실현할 수 있도록 캠페인을 벌이게 됐다”고 말했다.

캠페인에 동참하는 기업도 속속 나오고 있다. 디지털미디어업체 나우콤의 문용식 대표는 트위터를 통해 “27일 선거를 위해 직원에게 2시간 유급휴가를 주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도메인호스팅 업체 아사달과 데이터젠시스템, 네모비전 등도 유급휴가 결정을 내렸다.

분당에 위치한 한 중소기업 관계자는 “재보선 투표일에 휴가를 낼 만큼 ‘간 큰’ 직장인은 많지 않다”며 “유급휴가 결정을 직원에게 통보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선관위 측은 작은권리찾기의 유급휴가 보장 요구에 대해 “앞으로 국회에서 관련 법개정 논의가 이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며 “직장인이 선거권 행사 시간을 보장받지 못하는 사례는 신고를 받아 고발조치 하겠다”고 밝혔다. 선관위는 유급휴가 보장에 관한 협조공문을 노동부와 행정안전부에 보내놓은 상태다.

정 변호사는 24일 “선거를 앞두고 캠페인 동참 의사를 밝혀오는 기업이 늘고 있는 것은 고무적이지만 기업의 자율적인 결정에 맡기기엔 한계가 있다”며 “선관위 차원에서 ‘투표권 보장 지원센터’를 운영하는 등 투표 참여를 적극적으로 독려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수현 기자 siempr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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