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교파 국제 기독교단체·병원선 ‘머시십’… 섬김의 러브보트, 지구촌 오지서 33년째 仁術

초교파 국제 기독교단체·병원선 ‘머시십’… 섬김의 러브보트, 지구촌 오지서 33년째 仁術 기사의 사진

“빨리 가서 사람들을 돕고 싶어요. 너무 설레요.” 서울 여의도성모병원 간호사인 차현희(32)씨는 23일 전화통화에서 한껏 떨리는 목소리를 전했다. 며칠 후면 아프리카 시에라리온에 도착해 머시십(Mercy Ships)에 오르기 때문이다. 13년 전 친구와 함께 머시십을 알게 되고 그 자리에서 ‘한번 타보자’고 했던 말이 이루어진 것이다. 차씨는 8월 말까지 시에라리온 환자를 위해 봉사하게 된다. 5개월을 준비했다. 한국에서는 올해로 두 번째 참가자다. 머시십은 1978년부터 전 세계 가난한 사람들에게 소망과 치유를 주고 있는 초교파 국제 기독교 단체이자, 병원선(船)이다. 40개국 400명의 자원봉사자들이 승선해 있으며 한국인은 99년부터 지금까지 140여명이 거쳐 갔다.

◇머시십은 어떤 곳인가=머시십은 항해가 아니라 정박이 주목적인 배다. 길이 152m, 폭 24m의 1만6572t급 선박으로 수술실 6개와 입원침대 78개를 갖췄고 X선과 CT 스캐너 등 최신 의료시설도 완비했다. 한 국가에 10개월 정도 머물며 지금은 서아프리카 최빈국을 찾아 의료봉사를 한다. 머시십은 열악한 의료환경 때문에 수술이 어려운 환자, 가난으로 치료의 기회조차 얻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무료 수술과 진료 서비스를 제공한다.

토고에 살고 있는 16세 소년 코신 데루는 얼굴 왼쪽의 커다란 혹 때문에 사람들을 피해 4년간 집에서만 살았다. 혹이 자라기 시작했을 때 병원을 찾아갔지만 넉넉지 못한 가정형편으로 수술을 받지 못했다. 혹은 점점 자라났고 왼쪽 눈을 덮었다. 부친이 교회 목사였지만 수치심으로 교회도 나가지 못했다.

절망에 빠졌던 그가 희망을 되찾은 것은 지난해 머시십에서 무료 수술을 받은 이후. 대수술 끝에 얼굴은 전혀 다른 모습으로 변했다. 더 이상 기괴한 모습이 아니었다. 미소를 찾았다. 지난해 가을부터는 학교 출석도 다시 했다. 그의 꿈은 선생님이다. 교사가 되어 희망을 전하고 싶어 한다.

머시십이 펼치는 의료봉사는 15가지 분야에서 진행된다. 구개구순열(언청이) 수술을 비롯해 안면 기형, 혹 제거, 다리 기형, 여성을 위한 질방광루, 치과·안과 진료, 말기환자 돌봄 등이다. 또 배 밖에서는 지역개발 활동도 전개한다. 현지인을 위한 친환경 농업 훈련, 학교 건축, 어머니교육 등이다.

머시십은 지난 6년간 서아프리카에 집중하고 있다. 라이베리아(2005∼2008)와 베냉(2009), 토고(2010)에 이어 현재 시에라리온 프리타운에서 활동 중이다. 토고의 경우 의료진료 8만1427명, 개발사역 3875명, 교육 20만5000여명 등이 혜택을 받았다.

◇머시십에 타려면=머시십 봉사자는 최소 3주 이상 참여해야 한다. 장기로 머물 경우 9개월 이상이며 별도의 훈련과정을 거친다. 병원선 특성상 전문 자격을 갖춘 2년 이상 유경험 의사와 간호사를 선호한다. IT 분야나 사진, 비디오, 건축, 농업, 행정, 자동차 정비, 목공, 조리 분야도 가능하다. 만 18세 이상 성인으로 영어로 의사소통을 할 수 있어야 한다. 비용은 모두 자비 부담이다.

권현순 머시십 한국대표는 “어떤 미국 목회자는 머시십 식당에서 몇 개월 동안 설거지만 하다가 딱 한번 설교한 경우도 있었다”며 “봉사 자체로 만족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다국적 봉사자들이 모여 있어 에피소드도 많다. 수술이 많아 느닷없는 수혈 비상이 걸려 봉사자들이 직접 팔을 걷기도 하고, 승선자끼리 결혼하는 경우도 종종 있어 ‘러브 보트’로도 불린다. 주로 유럽과 미국, 아프리카에서 온 봉사자들이 많다. 머시십은 장기 플랜으로 아시아권 빈국을 돕는 배를 추가해 띄울 계획도 갖고 있다. 새 선박을 건조하는 방안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권 대표는 “한번 참여했던 봉사자들은 결코 현장을 잊지 못한다”며 “더 많은 한국인들이 봉사하는 기회를 갖기를 희망한다”고 덧붙였다(mercyships.or.kr·02-2247-7514).

신상목 기자 smshi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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