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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밤의 ‘십자가 빛’ 규제 논란… 이만의 환경 ‘제한’ 시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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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가 빛공해방지법 제정을 추진하는 가운데 환경부 장관이 교회 십자가 야간 점등에 대해 부정적 의견을 밝혔다.

보수 교단을 중심으로 한 교계는 십자가 점등을 교회의 존재감과 결부시키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어 입법과정에 진통이 예상된다.

이만의 환경부 장관은 최근 한 토론회에서 빛공해 문제를 언급하며 “밤하늘에 교회 십자가만 가득 보이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한 것으로 28일 전해졌다. 이 장관은 서울 목동 지구촌교회에 다니는 독실한 기독교 신자지만 교회 십자가가 빛공해로 인식되는 상황에 우려를 나타낸 것이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는 박영아 한나라당 의원이 대표 발의한 빛공해방지법 제정안을 심사 중이다. 환경부는 법안의 연내 통과를 목표로 활발하게 지원하고 있다. 법률안에 따르면 과도한 조명 사용을 제한하기 위해 조명환경관리구역을 등급별로 설정한 뒤 이에 맞는 빛 방사 허용 기준을 설정한다. 조명이 필요 없는 산림지역은 야간 점등이 강하게 규제되고, 상업지구 등은 규제 수위를 낮추는 식이다.

서울시는 ‘빛공해 방지 및 도시조명 관리조례’를 시행하는데 교회 십자가는 기념물로 분류돼 규제 대상에서 빠져 있다. 제정 법률안은 예외 조항을 두지 않아 교회도 조명환경관리구역 등급에 따른 규제 대상에 포함된다. 산속 기도원, 주택가 교회는 십자가의 밝기를 조절하거나 이웃집 창으로 빛이 들어가지 않도록 차광시설을 설치해야 한다.

보수 교단은 ‘십자가를 끄는 것은 교회의 존재를 부정하는 것’이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한국기독교총연합회 김운태 총무는 “어두운 세상을 밝히는 십자가를 단순히 불빛으로만 봐서 법으로 제한하겠다는 것은 어리석은 생각에 불과하다”며 “한국교회의 존재감을 무력화하는 발상으로 절대적으로 용납할 수 없다”고 말했다.

엄신형 전국기독교총연합회 대표회장도 “에너지 절약 차원이라면 교회가 자율적으로 전기를 아끼는 운동을 펼치면 될 것”이라면서 “십자가 불빛을 제한하겠다는 것은 기독교를 희미하게 만들겠다는 속셈이기 때문에 한국교회의 이름으로 법제정 반대운동에 나서겠다”고 말했다.

반면 기독교환경운동연대(기환연)는 “교회가 심야에 십자가를 소등하는 자발적 에너지 절약 운동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환연은 십자가에 쓰이는 네온사인을 전력 소비량이 적은 발광다이오드(LED)로 바꾸자는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선정수 윤중식 기자 jsu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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