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준비는 끝났다. 영국 윌리엄 왕자와 케이트 미들턴은 완벽한 ‘세기의 결혼식’을 위해 27일(현지시간) 최종 리허설까지 마쳤다. 이제 스물아홉 살 영국 왕위 계승 서열 2위인 윌리엄과 동갑내기 케이트의 예식만 남았다.

신분 사회인 영국에서 왕세손과 평민의 결혼은 현대판 동화를 연상시킨다. 두 사람은 29일 오전 11시 고(故) 다이애나의 장례가 치러졌던 런던 웨스트민스터 사원에서 부부의 연을 맺는다.

대학 동창인 두 사람은 20대를 함께하며 신중하고도 긴 연애를 해 왔다. 이들은 어떻게 만나 10년 가까이 사랑하며 결혼에 이르렀을까.

◇패션쇼에서 첫 만남=열아홉 살 윌리엄은 2001년 영국 왕자로는 처음으로 왕실의 결정이 아닌 본인 의지로 대학을 선택했다. 스코틀랜드의 세인트앤드루스 대학이다.

윌리엄이 같은 학교 재학생 케이트에게 반한 것은 스무 살 봄, 교내 자선 패션쇼에서다. 이브 생로랑이 후원한 이 패션쇼에 윌리엄은 200파운드짜리 표를 사 맨 앞줄에 앉았다. 케이트는 이날 모델로 패션쇼 무대에 섰다. 케이트가 입은 옷은 검정색 시스루(see-through·속이 훤히 비치는) 드레스였다. 늘씬한 몸매의 그녀를 본 왕자는 순간 넋이 나갔다. “우와, 근사한 걸”이라고 감탄하는 그의 모습은 카메라에도 잡혔다. 그게 시작이었다. 당시 재료비 30파운드(5만5000원)로 만든 드레스는 최근 경매에서 7만800파운드(1억4000만원)에 팔렸다.

그 후 둘은 미술사 수업을 같이 들으며 친해졌고, 학교 근처 아파트에서 동거를 시작했다. 룸메이트로서 윌리엄은 요리도 했다.

윌리엄과 케이트가 공식 연인으로 확인된 건 2006년이다. 두 사람이 스위스 휴양지 클로스터로 스키 여행을 간 게 파파라치의 카메라에 잡혔고, 둘의 입맞춤 장면이 처음 공개됐다.

◇한때 조용한 결별=군 복무를 시작한 윌리엄은 2007년 4월 케이트에게 결별을 통보했다. 왕자와 헤어진 후 케이트는 미니스커트를 입고 런던을 활보하며 스스로 파파라치의 표적이 됐다. 왕자의 질투심을 자극한 것이다.

왕자와 헤어졌을 때 각종 매체에서 윌리엄의 사생활을 알려주면 거액을 주겠다고 유혹했으나 케이트는 침묵했다. 미술사 학위와 뛰어난 대학성적이 있었지만 직장을 잡지 않았다. 윌리엄의 후광을 이용한다는 인상을 줄지 모른다는 판단 때문이었다. 이런 점이 왕실과 윌리엄 왕자의 호감을 샀다. 케이트는 오랜 연애기간에 ‘왕자 신부의 면접’을 견뎌냈다. ‘웨이티 케이티(Waity Katie)’라는 별명이 생긴 것도 이런 이유였다.

◇다이애나의 결혼반지로 청혼=케이트는 2007년 7월 윌리엄·해리 왕자가 주최한 다이애나 추모 콘서트에 나타났다. 둘이 다시 사귀기 시작했다는 소문이 돌기 시작했다. 두 사람은 2010년 10월 아프리카 케냐로 여행을 떠났다. 숲 속 오두막에서 윌리엄은 다이애나의 결혼반지를 건네며 청혼했다. 18캐럿의 사파이어 주위에 14개의 다이아몬드가 박힌 반지다.

두 사람은 지난해 11월 결혼을 공식 발표했다. 윌리엄은 “케이트가 내 첫사랑”이라며 “우리 둘 다 너무너무 행복하다”고 말했다. 이들은 결혼식에서 관례적으로 쓰이던 “(남편에게) 순종하겠다”는 문구 대신에 “서로 사랑하고 위로하고 존중하며 지켜주겠다”는 언약을 할 예정이다.

한승주 기자 sjha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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