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人터뷰] ‘2011 안전한국훈련’ 진두지휘  박연수 소방방재청장 기사의 사진

“자라나는 어린이에게 최고의 선물은 안전입니다”

“어린이날에 어른들이 어린이에게 해줄 수 있는 최고의 선물은 안전입니다.”

박연수 소방방재청장은 1일 “어린이들이 이번 훈련을 통해 배우고 즐거워하면 일거양득이다. 오히려 어린이날 행사에 꼭 훈련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박 청장은 2∼4일 열리는 ‘2011 재난대응 안전한국훈련’이 어린이날 행사에 지장을 초래한다는 일부 지적에 대해 “어린이들이 가장 방문하고 싶어 하는 곳이 안전체험관일 정도로 재난훈련에 관심이 많다”며 “안전한국훈련 프로그램에 대해 일부 교육자들이 삐딱하게 보는 것은 잘못된 것”이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서울의 안전체험관 2곳은 연초에 1년간 예약이 종료될 정도로 참가 신청이 몰리는 등 큰 인기를 끌고 있다.

다음은 일문일답.

-동일본대지진과 후쿠시마 원전사태를 겪으면서 재난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높아졌다. 올해 ‘재난대응 안전한국훈련’에 대해 소개해 달라.

“안전한국훈련은 기상이변 등 각종 재난으로 인한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중앙부처와 지방자치단체, 공공기관, 국민이 함께 참여하는 재난대응 종합훈련이다. 민관이 함께 참여하는 유일한 법정훈련이다. 특히 올해는 국민참여율을 대폭 높였다. 과거에는 도상훈련 중심이었다. 문서상으로 재난상황이 발생하면 대응요령에 따라 피해를 보고한 뒤 적절한 조치를 취하는 절차를 훈련하는 방식이다. 하지만 올해는 국민들이 실제 대피하는 훈련에 초점을 맞췄다. 국민들 입장에서 훈련에 대한 엄격한 사후 평가를 하기 위해 국민참관단도 조직했다.”

-재난 상황은 갈수록 다양해지고 있다. 올해 훈련의 주안점과 국민참관단의 역할은 무엇인가.

“지진 및 지진해일 대피훈련을 집중 실시할 예정이다. 민방위대원 8만명과 지방자치단체 공무원 10만명, 자원봉사자와 경찰 2만명씩 모두 22만명이 국민대피훈련에 동원된다. 학생과 직장인 등 전국에서 850여만명이 훈련에 참가할 예정이다. 국민참관단은 행정기관의 평가를 보완해 훈련의 문제점을 개선하는 역할을 맡는다. 시·군·구별로 100명씩 모두 2만2000명으로 구성했다.”

-지난달 민방위 훈련에서 동해안 일부 지자체들이 지진해일(쓰나미) 대피훈련을 했으나 관광객들의 참여가 부족했다. 올해 대피훈련에서는 관광객들의 참여를 어떻게 유도할 것인가.

“관광객을 위한 별도의 참여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20분을 투자해서 쓰나미 대피체험을 하는 방식이다. 주요 대피소에 영상재생장치(VCR)를 설치, 교육 프로그램을 상영할 예정이다. 대피소를 정비하고, 대피로 안내 표지판을 세우는 등 만반의 준비를 갖췄다.”

-원전주변지역 안전 훈련계획도 있나.

“김황식 국무총리를 울진원자력발전소 훈련에 모시고 갈 계획이다. 일본 후쿠시마 원전 방사능 누출사고로 국민들이 불안해하고 있는 점을 반영해 시범훈련을 도입했다. 4일 오전 11시 재난위험경보가 발령되면 경북 울진군에서 지진해일 주민대피훈련과 연계한 원전 방사능 방재훈련을 실시한다. 또 대전에 위치한 한국원자력연구원(KINS)에서는 ‘하나로’ 원자로를 대상으로 방사능 방재훈련을 할 예정이다. 방사능 누출 등 주변지역 주민의 대피가 필요할 경우를 가정해 원전에서 8㎞ 이상 떨어진 곳으로 주민을 대피시키는 시범훈련도 한다.”

-재난대비태세가 가장 훌륭하다는 일본이 이번 지진으로 큰 피해를 입었다. 일본의 재난대비 시스템에 어떤 문제가 있었나.

“일본은 매뉴얼의 함정에 빠졌다. 매뉴얼의 함정이란 판단하지 않고 매뉴얼에만 기대는 것이다. 매뉴얼은 상황을 가정한 것인데 가정이 틀리면 매뉴얼은 맞지 않는다. 판단을 도와주는 장치인 매뉴얼이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것처럼 과신했다. 소방방재청은 훈련을 통해 매뉴얼의 함정을 극복할 것이다. 소방방재청은 직원이라는 말을 쓰지 않는다. 대신 미국 중앙정보국(CIA)과 연방수사국(FBI)처럼 ‘요원’으로 호칭한다. 자신이 맡은 분야는 물론 전체적인 상황을 판단해 적절한 조취를 취할 수 있도록 교육하고 인재를 양성한다는 뜻이다. 이를 위해 매달 한 번씩 전체 회의를 열고, 각자의 역할과 역량을 공유하고 있다.”

-일본 국민들이 위기 상황에서 보여준 침착한 태도는 본받아야 할 것 같다.

“위기가 닥쳤을 때 당황하지 않고 침착하게 대처하는 자세는 어릴 때부터 교육과 반복된 훈련에서 나온 것이다. 우리 학생들도 올해부터 이 같은 교육을 받게 된다. 지난해까지는 학교 자체 판단에 따라 훈련에 자율적으로 참여하도록 했으나 올해부터는 교육과학기술부의 협조를 얻어 전국의 모든 유치원, 초·중·고등학교에서 재난안전교육 및 지진대피훈련을 실시한다. 재난위험경보가 발령돼 훈련이 시작되면 교실 내 학생들은 1∼3분 정도 테이블이나 책상 밑에 들어가거나 방석 등으로 머리를 보호한 후 지진이 멈추면 신속하게 건물 밖으로 나와 운동장 등 넓은 곳으로 대피하는 훈련을 한다.”

황일송 기자 ilso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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