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구글은 내 위치정보·동선 다 알고 있을까” 기사의 사진

스마트폰 이용자들 불안감 증폭… 개인식별 여부 ‘관건’

회사원 김민영(29)씨는 하루에도 몇 번씩 아이폰의 길 찾기와 맛집 찾기 애플리케이션(앱)을 이용한다. 출퇴근할 때는 버스 도착 시간을 알려주는 앱으로 기다리는 시간을 줄이고, 점심시간에는 맛집찾기 앱으로 메뉴를 고른다. 김씨는 “위치정보 서비스를 편리하게 이용하고 있지만 혹시 내 위치정보가 다른 곳에 악용되는 건 아닌지 불안하다”고 말했다.

애플과 구글이 위치정보를 무단으로 수집해왔다는 사실이 알려지고 경찰이 구글코리아와 다음을 압수수색하자 스마트폰 이용자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스마트폰 위치정보 어떻게 수집되나=스마트폰을 켜면 인근에 있는 와이파이(무선랜) 공유기(AP)와 이동통신사 기지국 정보가 맛집찾기 앱 같은 위치정보사업자의 서버로 전송된다. 서버는 이 정보를 토대로 A라는 스마트폰 단말기가 어디에 있는지 대략적 위치값을 산출해 해당 단말기로 보낸다. 애플이 지난달 27일 배포한 해명 자료에서 “아이폰에서 발견된 위치정보는 아이폰의 과거 또는 현재 위치가 아니라 아이폰 주변의 와이파이 AP 또는 기지국의 위치정보”라고 설명한 건 이 같은 의미다. 실외에 있을 경우엔 GPS 정보까지 더해져 더욱 정확한 위치값이 측정된다.

현행 위치정보의 보호 및 이용 등에 관한 법률은 ‘위치정보’와 ‘개인위치정보’를 구분하고 있다. 위치정보는 ‘이동성이 있는 물건 또는 개인이 특정한 시간에 존재하거나 존재했던 장소에 관한 정보’다. ××××번 버스가 몇 분 뒤에 도착하는지 알려주는 정류장 전광판이 대표적이다.

위치정보와 함께 전화번호 등 개인을 식별할 수 있는 정보를 함께 수집하면 개인위치정보가 된다. 개인위치정보를 수집하는 사업을 하려면 정부 허가를 받아야하고, 이 정보를 활용해 위치기반 서비스 사업을 하려면 신고해야 한다. 개인위치정보를 수집, 이용, 제공할 때에는 소유주의 동의를 받는 것은 물론 위치정보 사용 범위와 목적 등을 약관에 명시하고 사용 후 즉각 폐기해야 한다. 수집 자체를 못하게 하는 것이 아니라 절차를 까다롭게 규정하고 있는 것이다.

◇맥 어드레스로 개인 식별 가능한지가 쟁점=문제는 개인위치정보의 범위가 모호하다는 점이다. 현재 경찰과 방송통신위원회, 업계 의견이 엇갈리는 부분은 ‘맥 어드레스를 개인위치정보로 볼 것인지’ 여부다. 맥 어드레스는 네트워크에 연결된 모든 IT 기기에 부여되는 식별번호다. 16진수 12자리로 돼 있다.

지난달 경찰은 모바일 광고 대행사들이 위치값(위도·경도)과 맥 어드레스 등 개인위치정보를 무단수집해 지역 맞춤형 광고 서비스를 했고 부당이득을 취했다고 발표했다. 단말기마다 맥 어드레스가 있어 마음만 먹으면 소유자를 알아낼 수 있기 때문에 개인정보라고 판단한 것이다. 지난 3일 구글코리아와 다음 본사를 압수수색한 것도 이 같은 이유에서였다.

하지만 방통위와 업계는 위치값과 맥 어드레스만으로는 개인 식별이 불가능하다는 입장이다. 방통위 관계자는 “맥 어드레스를 개인위치정보로 판단하려면 디바이스와 가입자 정보를 매칭시킨 데이터가 어딘가에 있어야 하고 이를 누군가 관리해야 한다”며 “맥 어드레스가 전 세계에 100억개 이상 존재하는데 일일이 확인한다는 건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한편 애플은 사용자 위치정보 저장 기간을 축소시키는 소프트웨어를 공개했다고 외신들이 보도했다. 아이폰과 아이패드용 업데이트 소프트웨어를 애플 아이튠즈에서 설치하면 사용자 위치정보를 저장하는 공간이 줄어 일주일 이상 보관되지 않는다. 당초 위치정보는 최대 1년간 저장돼 왔다. 또 위치정보 관련 앱을 끄면 전과 달리 이용자의 위치와 이동경로 정보가 삭제되고, 아이튠즈에 동기화할 때 자동으로 위치정보가 저장됐던 것도 중단된다.

권지혜 기자 jhk@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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