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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벌어지는 양극화… 부유층 사교육비 비중 빈곤층의 5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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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등촌동에 사는 주부 이모(37)씨는 초등학생과 유치원생인 딸 두 명을 영어학원 ‘키즈칼리지’에 보낸다. 여기에 드는 비용만 한 달에 140만원. 큰딸은 미술학원도 다니고 수학 과외도 한다. 남편 월급의 30% 정도인 200만원이 매달 사교육비로 지출된다.

소득 상위 20%의 생활비 가운데 사교육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소득 하위 20%의 5배를 넘는 것으로 조사됐다. 생활비 가운데 병원비 비중은 이와 반대로 빈곤층이 부유층의 5배를 웃돌았다. 최근 6개월간 부채의 원금이나 이자를 갚지 못한 가구는 4가구 중 1가구에 육박했다.

8일 한국은행의 ‘2010년 가계금융조사(부가조사)’에 따르면 도시근로자가구 가운데 소득 상위 20%인 5분위의 생활비 대비 사교육비 비중은 30.5%로 6.0%인 1분위(하위 20%)의 5배가 넘었다.

월 100만원 넘게 사교육비를 쓴다는 응답도 5분위 계층은 15.2%에 달한 반면 1분위는 2.4%에 불과했다. 반대로 병원비 비중은 1분위가 39.9%로 40%에 육박했다. 생활비가 100만원이라면 그 가운데 40만원을 치료비 등으로 쓰는 것이다. 5분위의 병원비 비중은 6.6%에 불과했다.

한은 통계조사팀 장완섭 차장은 “하위 계층은 어쩔 수 없이 지출해야 하는 병원비 등의 비중이 높은 대신 고소득층은 자식 사교육에 아낌없이 돈을 쓰고, 사전에 질병 예방을 철저히 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양극화 현상은 가계의 다른 지출 항목에서도 뚜렷했다. 스마트폰 등 고가의 휴대전화를 애용하고 중대형차를 주로 모는 5분위의 교통·통신비는 전체 생활비의 6.0%를 차지한 반면 1분위는 1.8%로 3분의 1 수준이었다.

가계 생활비 가운데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 지출 항목은 식료품비(23.2%)가 꼽혔다. 사교육비(20.5%)가 근소한 차로 두 번째를 차지했고 병원비(15.0%), 대출금 이자(13.7%), 학교 등록금(7.9%) 순이었다.

최근 6개월간 부채에 대한 이자 지급을 연체한 적 있는 가구는 전체의 13.0%, 부채 원금을 갚지 못한 가구는 10.3%로 조사됐다. 4가구 중 1가구 가까이가 부채의 원금 또는 이자를 갚지 못한 셈이다.

최근의 물가상승률에 대해서는 높다고 생각하는 가구가 93.5%로 지배적이었다. 가계의 가장 큰 경제적 애로사항은 물가 상승(32.2%), 소득 감소(20.9%), 경기침체(15.3%), 고용불안(9.6%), 부동산 가격 상승(6.1%), 금리 상승(4.9%) 등이었다.

이번 가계금융조사는 지난해 11월 22일∼12월 24일 전국 2009개 도시근로자가구를 대상으로 실시됐다.

고세욱 기자 swkoh@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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