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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양’ 한해 800명 이상, 두 번 버려지는 아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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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부모에게 입양됐다가 파양(罷養·양자 관계의 인연을 끊는 것)되는 이들이 연간 800명이 넘는다. ‘가슴으로 낳아 사랑으로 키운다’는 말이 무색한 통계다. 입양 아동이 친부모에 이어 양부모에게까지 두 번 버림받는 가장 큰 이유는 양부모의 준비 부족 때문으로 조사됐다.

10일 대법원 사법연감에 따르면 지난해 양부모로부터 파양된 사례는 843건이었다. 2007년부터 매년 800명이 넘는 자녀가 양부모로부터 버려지고 있다. 재산 상속 등을 이유로 성인이 된 양자와 법적 관계를 파기한 경우도 있지만 파양된 이들의 대부분은 입양 아동이라고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현재 국내 입양은 2005년 1461건, 2007년 1388건, 2008년 1306건, 2010년 1462건 등 해마다 1300∼1400건을 기록하고 있다. 하지만 2006년 이후 파양 건수가 입양 건수의 절반을 훨씬 넘고 있다.

파양 절차는 어떤 입양이냐에 따라 달라진다. 친부모의 성을 그대로 쓰고 친권만 가져오는 일반 입양의 경우 양부모와 입양자의 합의로 구청에 파양신고서를 제출하면 파양할 수 있다. 친부모와 법적 관계가 완전히 소멸되는 친양자 입양은 협의상 파양을 할 수 없고 재판을 통해 파양이 이뤄진다.

이미선 경기과학기술대 아동보육복지과 교수가 지난해 5월 국내 파양 실태를 분석한 결과 입양실무자 대부분은 파양의 원인을 ‘양부모가 입양을 충분히 준비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양부모가 이혼을 하거나 부부갈등을 겪게 된 것도 파양의 원인으로 꼽혔다. 입양 아동의 문제 행동을 파양 이유로 꼽은 실무자는 10명 중 1명꼴에 불과했다.

10년째 입양지정기관에서 근무하고 있는 한 실무자는 “파양 사례를 다섯 차례 다뤘는데 그중 네 번은 양부모의 문제였다”며 “친딸을 낳자 입양아에 대한 관심이 사라져 파양한 부모도 있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실무자는 “입양 당시 양부모의 사이가 괜찮았지만 부부갈등으로 이혼을 하면서 어쩔 수 없이 파양된 아이들도 많다”고 설명했다.

국내 입양을 늘리기 위해 입양 가정의 요건을 완화시킨 것도 파양을 부추기고 있다. 보건복지부는 2006년 말 혼인 부부 가정만 가능하던 입양을 독신자 가정까지 확대했다.

입양 부모와 아동의 연령차도 50세에서 60세 미만으로 고쳤다. 5명 이하의 자녀를 가진 부모만 입양이 가능하다는 제한도 삭제했다. 이후 파양 건수도 급격히 증가했다.

600∼700건이던 파양 건수가 완화된 기준이 적용된 2007년에는 897건으로 늘었고 이후 매년 800건이 넘는 파양이 이뤄지고 있다.

입양전문기관 관계자는 “입양 이후에도 입양아를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는 제도가 필요하다”면서 “파양 과정에서 입은 심리적 상처를 치유할 상담지원 등 관리체계도 마련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용상 기자 sotong203@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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