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리빨리’ 보다 ‘차근차근’ 마음의 문 열어야… 일본선교 헌신 5인이 말하는 일본복음화

‘빨리빨리’ 보다 ‘차근차근’ 마음의 문 열어야… 일본선교 헌신 5인이 말하는 일본복음화 기사의 사진

일본선교에 헌신한 이들이 있다. 일본 도쿄 인근에서 활동하는 대한예수교장로회 합동 총회세계선교회(GMS) 소속 5명의 선교사들은 15∼28년째 일본선교에 주력하고 있으며, 형제처럼 가까이 지낸다. 한국교회 내에 ‘일본=선교사들의 무덤’이라는 등식이 보편화돼 있지만 이들은 “일본인의 특성을 전혀 모르고 만들어진 논리이기 때문에 어불성설에 불과하다”며 “일본이야말로 한인 성도들과 일본 현지인을 모두 목양(牧羊)할 수 있는 기회의 땅”이라고 말했다. 도쿄 동경성광교회에서 일본 복음화에 헌신하는 ‘복음의 5총사’를 만나 선교현장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한국교회 내에는 일본이 선교사의 무덤이라는 말이 정설처럼 되어 있습니다.

◇마 목사=일본 성도들은 마음이 정해지기까지 힘들지 뭐든지 한마음만 되면 저력이 있습니다. 타인에게 피해를 주지 않으면서 교제를 하는 특성과 속마음(혼네)을 잘 밝히지 않는 문화 속에 있습니다. 일본 성도들도 목회자와 신뢰관계가 형성되면 리더십을 부여해 줍니다. 일본선교가 안 된다며 포기하는 것은 99마리 양보다 한 마리 양을 찾아 나섰던 예수님의 마음을 저버리는 행동이라고 봐요. 선교가 안 된다고 푸념만 한다면 하나님께 혼날 일 아닙니까. 결국 탁상공론에 불과한 말입니다.

◇박 목사=가치관의 차이라고 봅니다. 목회의 가치를 어디에 두느냐에 따라 달라진다고 봐요. 한국교회처럼 당장에 성도가 늘어나고 목회의 화려함이 없다고 선교가 안 된다고 할 수는 없는 것 아닙니까. 비록 척박한 환경일지라도 선교 현장에서 기쁨과 평안이 넘치는 삶이 있다면 그곳은 무덤이 아니라 천국입니다. 한 영혼이 귀하다면서 선교가 어렵다고 씨 뿌리고 물 주는 일을 방치한다면 이 땅은 더욱 황무하게 될 겁니다.

-아무래도 일본인의 특성과 관련이 깊은 것 같습니다.

◇신 목사=한국에선 빨리 복음의 결실을 맺길 바랍니다. 하지만 여기는 그런 분위기가 아닙니다. 뭐든지 차근차근 절차를 밟아서 합니다. 일례로 교회 건물을 고치더라도 절대 무리해서 하지 않습니다. 일본인 교회를 시무할 때 한국 같으면 빚을 내서라도 한번에 고쳤겠지만 5년간 헌금이 나오는 대로 순차적으로 고치는 일본인들의 모습을 본 적이 있습니다.

◇김 목사=일본인은 인간 이성과 합리성을 강조하는 특성을 갖고 있습니다. 당연히 하나님의 계시에 대해 무지할 수밖에 없어요. ‘야요요로즈’라는 800만개의 잡신이 있을 정도로 범신론이 기본적으로 뿌리박혀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하나님이 먼저 한국에 은혜를 베푸셔서 일본을 안타깝게 생각하며 선교하게 하시는 것 같습니다.

◇장 목사=사실 일본은 한국이 사랑하기 어려운 나라입니다. 한국보다 경제적으로 풍요하고 과거 식민지배의 아픔도 있습니다. 하지만 한국이 일본을 제외한 다른 나라 선교에만 열심을 낸다면 마지막 날 하나님께서 뭐라고 말씀하실까요. 아마 책망 받지 않을까요. 다른 나라를 아무리 열심히 선교해도 하나님 앞에서 의미가 반감되지 않을까요. 복음화율이 1%도 채 안 되지만 뒤집어 생각하면 99%의 가능성이 있는 나라 아닙니까.

-이번 동북부 대지진이 사회나 교회에 미친 영향은 무엇입니까.

◇마 목사=일본은 지금까지 하나님을 무시하며 살아온 나라 아닙니까. 사회는 아직도 이번 재난을 통해 하나님의 뜻이 무엇인지 구하는 분위기가 약해요. 그것을 깨달을 수 있도록 다른 이슈들을 준비하지 않으실까 하는, 솔직히 두려운 마음도 있습니다.

◇신 목사=전체 성도 100명 중 방사능 공포 때문에 15명이 한국으로 돌아갔어요. 저희 같은 자가(自家) 교회의 경우 은행 융자로 건물을 얻었는데 헌금이 줄다보니 그만큼 어려운 게 사실입니다.

◇장 목사=성도 중 유학을 온 청년들이 고국으로 많이 돌아갔습니다. 교회에서 일꾼이 한꺼번에 빠져나가는 바람에 하루아침에 한 부서가 없어졌어요. 한국에 있는 가족들이 방사능 공포 때문에 귀국을 종용하니 안 갈 수도 없겠죠. 임차교회는 월세다보니 규모를 줄이면 그만이지만 건물을 갖고 있는 교회는 타격이 큽니다.

-일본교회의 특징은 무엇이고 현지 목회를 위해선 어떤 자질을 갖춰야 합니까.

◇마 목사=저는 지금 한인교회가 아닌 일본교회를 맡고 있습니다. 일본 성도들은 한국교회의 영성을 배우고 싶어 해요. 목회를 위해선 인내심이 절대 필요합니다. 한국처럼 대우를 받기보다 철저히 낮아져 소처럼 일하는 자세가 요구됩니다.

◇박 목사=저도 일본교회를 맡고 있습니다. 일본 성도들은 논리적으로 설득해야 납득을 하지 한국처럼 감정에 호소하면 안 됩니다. 목회자라면 정직하고 예의바른 자세를 갖고 있어야 합니다.

◇신 목사=연초에 예산을 세우고 연말 예산이 부족하면 집사들이 자발적으로 부족한 금액을 채워 넣을 정도로 계획과 실행이 정확합니다. 일본을 사랑하고 복음전파를 위해 뼈를 묻을 각오를 해야 할 것입니다.

◇김 목사=조만간 1000개의 일본교회에서 리더십 교체가 있을 예정입니다. 하지만 일본 신학교는 학생이 없어요. 결국 한국 목회자가 그 역할을 대신해야 할 상황입니다. 언어도 중요하지만 하나님의 말씀에 정통해야 하고 기도의 사람이 와야 하지 않을까요. 끈기와 인내의 목회자가 필요합니다. 일본선교에 평생을 내놓을 헌신자들이 와야 합니다.

◇장 목사=일본 성도들은 절대 신앙의 기복이 심하지 않습니다. 한번 정해지면 끝까지 가요. 한류 영향 때문에 교회에서 한국어교실을 한다고 하면 사람들이 많이 몰려듭니다. 교회 사역의 매력은 한인 목회와 일본 현지사역이 동시에 가능하다는 겁니다. 한인교회엔 결혼 등의 이유로 반드시 일본인들이 있기 때문입니다.

도쿄=글·사진 백상현 기자 100sh@kmib.co.kr

<좌담 참석자>

마영렬(47) 우쓰노미야교회 목사

박희덕(52) 지바명성교회 목사

신복규(59) 동경성광교회 목사

김신호(62) 동경 동명국제그리스도교회 목사

장경태(49) 동경제일교회 목사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신청하기

국내외 교계소식, 영성과 재미가 녹아 있는 영상에 칼럼까지 미션라이프에서 엄선한 콘텐츠를 전해드립니다.


트위터페이스북구글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