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 기술, 인문학에 길을 묻다”… 한국형 융합모델 개척하는 신동희 교수 기사의 사진

‘인터랙션 사이언스(Interaction Science)’는 일반인에겐 다소 생소하지만, 최근 학문간 융합과 지식의 통섭이 사회 화두로 등장하면서 국내외적으로 주목받고 있다.

성균관대 인터랙션 사이언스학과 신동희(41·사진) 교수는 ‘한국형 융합 학문의 모델’을 개척해 가고 있는 젊은 학자다. 신 교수는 30일 “인간과 기술이 상호 작용하는 방법과 현상에 대한 이론을 다양한 학제간 접근을 통해 연구하는 학문이며 궁극적으로 인간 중심의 기술을 구현하는 것이 목표”라고 설명했다. 예를들면 인간과 로봇간 상호작용을 정형화해 가장 자연스런 인간형 로봇을 만들거나 한국인 사용자에게 맞는 소셜 네트워킹 서비스 인터페이스를 구현하는 것 등이 주요 연구 영역이다. 공학 및 자연과학 위주의 융합이 아닌 인문 사회과학과 기술 학제간의 융합이 강조되는 것이 기존 융합 모델과 다른 점이다. 신 교수는 “최근 우리가 부딪치는 대부분의 문제는 과학기술 내에서의 지식 뿐 아니라 인문 사회적 지식이 융합되지 않고는 해결될 수 없다”고 말한다.

그는 “애플의 아이패드, 닌텐도의 ‘위(Wii)’, 페이스북 등 선풍적 인기를 끈 제품들은 공통적으로 인간의 원천적 욕구와 ‘니즈(needs)’를 기술적 서비스로 재현한 것”이라고 말했다. 즉, 인간을 본질적으로 이해하려는 노력의 결과가 이 같은 ‘킬러 애플리케이션’의 탄생으로 이어졌다는 것이다.

“스티브 잡스가 ‘애플이 아이패드를 만든 것은 우리가 항상 기술과 인문학의 갈림길에서 고민했기 때문’이라고 한 것도 바로 이 같은 맥락과 닿아 있어요.”

하지만 우리나라는 융합 학문이 정착하기 힘든, 근본적으로 닫혀진 구조라는 게 신 교수의 생각이다. 학문적으로는 학과간 구분, 학제간 골이 너무 깊어 새로운 학문이 진입하기에 큰 장벽이 되고 있다는 것. 또 아직은 융합 학문 인력을 수용할 산업적 직장의 폭이 넓지 않은 점도 걸림돌이다. 신 교수는 “한국에서의 융합 논의는 기술적 차원 즉, 하드웨어의 생산이나 기술의 성능 향상에서만 주로 이뤄져 안타깝다”면서 “미국, EU국가들 처럼 NT(나노기술), BT(바이오기술), IT(정보기술), CT(문화기술)를 통해 인간의 지적, 활동적 수행 능력 향상과 인간 환경의 개선에 궁극적 목표를 두고 융합 전략틀을 만들어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내에도 카이스트 문화기술대학원이나 서울대 융합대학원 등 일부에서 학문 융합 시도가 진행되고 있지만 아직은 기술적 학문이 축을 이룬 상황에서 인문·사회과학적 측면이 부수적으로 가미된 결국 하나의 공대 프로그램으로 전락하고 있는 상황이란게 신 교수의 생각이다.

신 교수는 미국 펜실베니아주립대에서 5년간 융합 프로그램 교수로 재직하다 2009년 5월 교육과학기술부의 해외 석학 유치 프로그램인 ‘세계 수준의 연구 중심 대학(WCU)’사업 일환으로 국내 처음 성대에 개설된 인터랙션 사이언스학 전임 교수로 초빙됐다. 이 학과에는 신 교수를 포함해 커뮤니케이션, 심리학, 경영정보학, 정보과학, 컴퓨터공학 등 다양한 전공 교수 9명이 함께 연구하고 있다.

민태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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