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 말 걸기-장지영] 옥주현, 국민비호감? 기사의 사진

최근 인기를 모으고 있는 드라마 ‘최고의 사랑’에서 주인공 구애정(공효진)은 10년 전 인기 아이돌 그룹 멤버였지만 지금은 한물간 국민 비호감 연예인이다. 그녀가 같은 그룹 멤버의 뺨을 때린 사실이 언론에 알려지면서 그룹은 해체됐다. 이후 그녀는 각종 불미스런 소문에 휘말리면서 지금은 ‘싼티’ 연예인으로 전락했다. 그녀는 뭘 해도 네티즌의 악플 세례만 받는다. 하지만 그녀는 현재 국민 호감도 1위인 톱스타 독고진(차승원)과 미남에다 성격까지 좋은 한의사 윤필주(윤계상)의 사랑을 동시에 받고 있다. 아마도 드라마 전개상 그녀에게 덧씌워진 국민 비호감 이미지도 점차 희석될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드라마가 아닌 현실에서 구애정 못지않은 국민 비호감 연예인이 있다. 바로 옥주현이다. 옥주현은 화제의 예능 프로그램 ‘나는 가수다(이하 나가수)’의 출연을 앞두고 유례없는 자격 논란에 시달렸다. 지난 29일 경연에서 1위를 차지한 뒤에도 이를 받아들이지 못하는 네티즌의 비난을 받고 있다. 그녀의 출연 시점이 하필이면 실력파 가수 정엽이나 임재범이 하차한 직후인 것도 이런 비난에 한몫했다.

옥주현의 안티 팬들은 아이돌 그룹 핑클 출신인 그녀가 나가수에 출연한다는 소문이 돈 직후부터 그녀의 출연을 반대했다. 핑클이 사실상 해체된 이후 솔로 앨범을 냈지만 히트곡 하나 없는 그녀가 실력파 가수들만 나오는 ‘신성한 무대’에 올라가선 안 된다는 것이다. 그녀가 몇몇 오락 프로그램에 출연하다 뮤지컬로 활동 무대를 옮긴 것도 그녀를 가수라고 부르기 어려운 이유로 꼽힌다.

하지만 올해 데뷔 14년차인 옥주현이 나가수에 출연할 자격이 없다는 주장은 다소 지나쳐 보인다. 아이돌 그룹 출신이지만 그는 핑클 때부터 노래 실력 하나는 인정받았었다. 나가수가 정엽, 김연우, BMK처럼 뛰어난 실력에도 불구하고 인지도가 낮았던 가수들을 재발굴해 순수하게 노래로 평가를 내리는 프로그램이라는 점에서 옥주현 논란은 대중의 선입견에 기인한 바가 크다.

사실 옥주현은 핑클 시절부터 다른 멤버들과 달리 유난히 안티 팬이 많았다. ‘국민 요정’으로 불린 이효리나 성유리에 비해 예쁘지도 날씬하지도 않은 것이 이유였다. 동료들과 비교되며 스트레스를 받았던 그녀는 여러 차례 성형수술을 받아 미인으로 거듭났다. 그리고 요가를 통해 다이어트에도 성공했다. 미운 오리새끼가 백조로 변신한 것이다.

문제는 그 다음부터였다. 혹독한 자기관리를 통해 환골탈태한 것까지는 괜찮았는데, 자신감과 당당함이 지나쳐 대중에게 ‘잘난 척하는’ 모습으로 보여진 것이다. 단정적인 말투와 다소 공격적인 태도가 화근이었다. 최근 ‘슈퍼스타 K’ 시즌2에서 가요계 대선배인 현미의 말을 끊고 당돌하게 말함으로써 시청자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던 게 대표적이다. 취재 때문에 몇 차례 그녀를 만난 경험에 비추어보면 그녀는 활달하면서 일 욕심이 많았다. 그녀를 잘 아는 연예계나 뮤지컬계 관계자들 역시 그녀가 실력이나 실제 성격에 비해 제대로 평가받지 못하는 상황을 안타까워했다.

대중이 그녀에 대해 이토록 뿌리 깊은 편견을 가지게 된 건 미디어 탓이 크다. 연예매체들은 그녀의 실수나 방송에서 연출된 이미지를 여과 없이 내보내고 네티즌들은 이것을 확대 재생산했다. 연예인으로서 필수적인 이미지 메이킹에 실패한 데는 그녀 자신의 탓도 없지 않다. 남들에게 인정받고 싶은 욕구와 자기 자신에 대한 자부심이 큰 그녀는 미니홈피나 트위터를 통해 자신을 드러내는 것을 꺼리지 않는다. 그러나 이것은 일부 연예 매체와 그녀의 안티 팬들에게 좋은 먹잇감을 던져줄 뿐이다.

다행히 그녀는 이번에 나가수에서 가수로서의 진정성을 드러내며 1위를 차지했다. 대세는 여전히 비호감이긴 하지만 그녀에 대한 편견도 상당히 사그라진 것 같다. 가수와 뮤지컬 배우로서 가야 할 길이 먼 그녀가 조금만 자중하면서 이번 기회에 자신에게 덧씌워진 국민 비호감이란 멍에에서 벗어났으면 좋겠다.

장지영 국제부 차장 jyja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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