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

시사 > 전체기사

[천안문 민주화운동 22주년] 빈부격차·소수민족 불만 고조… ‘제2 천안문’ 뇌관

[천안문 민주화운동 22주년] 빈부격차·소수민족 불만 고조… ‘제2 천안문’ 뇌관 기사의 사진

중국 당국이 천안문(天安門) 민주화운동 22주기인 4일 어떤 상황이 벌어질지 긴장하고 있다. 제2의 천안문 민주화운동이 일어나지 않을까 전전긍긍하는 모습이 역력하다.

빈부격차와 물가폭등 등에 따른 인민들의 불만은 한계점에 이른 상태이다. 네이멍구(內蒙古) 자치구 내 몽골족에 의한 대규모 반정부 시위 등 소수민족들의 반발도 폭발 직전이다.

◇폭발하는 서민 불만과 소수민족 차별이 불씨=1일 오후 4시 천안문광장. 광장 입구에서부터 모든 입장객에 대해 공안의 철저한 검문검색이 실시됐다. 작은 손가방까지도 내용물을 일일이 확인했다. 광장에 들어서자 정복 차림의 공안들과 공안 차량이 곳곳에 눈에 띄었다. 광장 주변 골목길 곳곳에도 공안과 공안 차량이 배치돼 있었다. 최근 반사회적 폭동이 계속되는 와중에 몽골족의 반중(反中)시위가 발생하고, 천안문 민주화운동 22주년이 코앞에 다가온 데 따른 긴장감이 역력했다.

22년 전 천안문 민주화운동의 직접적 동기는 정치 자유화였다. 하지만 물가상승 등에 따른 사회 불만이 더 근원적이었다. 최근 중국 곳곳에서는 빈부격차와 물가폭등 등에 대한 불만으로 반정부 시위나 반사회적 폭동이 잇따르고 있다. 지난 4월 20일 상하이 트럭 운전자 1000여명은 기름값 인상 항의 시위를 벌였다. 지난달 12일엔 장쑤(江蘇)성 난징(南京)에서 근로자 수천명이 고물가에 항의하는 거리시위를 처음 벌이기도 했다. 이어 13일에는 간쑤(甘肅)성 티베트족 자치구의 한 금융기관에서 전직 직원이 휘발유를 넣어 만든 사제폭탄을 투척해 40여명이 다쳤다. 26일에는 장시(江西)성 푸저우(撫州)의 검찰청 등 정부 청사 3곳 주변에서 잇따라 차량 폭발 테러가 발생해 2명이 숨지고 6명이 부상했다.

언제 터질지 모르는 화약고는 55개 소수민족이다. 최근 문제가 불거진 몽골족 반정부 시위의 발단은 한 유목민이 생존권 보호 차원에서 항의하다 석탄운반 차량에 깔려 숨진 것이었다. 하지만 근본적인 원인은 당국의 한화(漢化) 정책에 따른 민족차별과 말살정책에 대한 항거이다. 2008년 3월 티베트 유혈사태와 2009년 7월 신장위구르 유혈사태의 연장선에 있다.

◇인터넷과 재스민 혁명의 향기가 도화선=중국은 지금까지 철저한 공안 통치로 시위나 폭동을 사전에 제압했다. 공안 인력을 총동원해 현장을 원천봉쇄함으로써 외부와의 접촉을 차단, 사태 확산을 방지했다. 하지만 점차 상황은 달라지고 있다. 인터넷 인구가 폭발적으로 늘고, 중국판 트위터인 ‘웨이보(微博)’ 이용자도 크게 증가하면서 시위 등 소식이 삽시간에 확산되는 상황이다. 당국이 인터넷 검열 시스템인 ‘만리방화벽’을 통해 인터넷 통제를 강화하고 있지만 역부족이다. 최근 몽골족의 시위 상황이나 지난 2∼3월 시도됐던 ‘중국판 모리화(茉莉花·재스민) 혁명’을 위한 집회는 인터넷을 통해 정보가 교환됐다. 공안당국이 폭력 진압에 나설 경우 이는 곧바로 인터넷에 올려져 반정부 감정은 오히려 더 확산되곤 한다. 중국의 인터넷 인구는 올해 5억명을 돌파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중동과 아프리카에서 불고 있는 재스민 바람도 제2의 천안문 민주화운동을 자극하고 있다. 지난 2월 20일 기습집회가 열린 이후 1개월 이상 전국 곳곳에서 집회 시도가 있었다. 공안당국의 철통경비로 대부분의 집회가 무산됐지만 ‘재스민 향기’는 아직 완전히 사라졌다고 할 수 없다. 인민들의 민주화 욕구와 반정부 감정이 터지면 언제든 다시 불거질 수 있는 분위기이다.

중국 당국은 최근 각종 서민 안정대책과 함께 소수민족 지원확대 정책 등을 내놓고 있다. 그렇지만 근본적인 치유책이 되지 못해 효과는 미지수라는 지적이다.

베이징=오종석 특파원 jsoh@kmib.co.kr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국민일보 신문구독
트위터페이스북구글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