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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직신학자 10인, 한국교회 위기·미래를 말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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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도나도 한국교회의 위기를 말하고 있다. 무언가 변화의 필요성을 공감한다는 뜻이다. 그러면 이러한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 한국교회는 어떠한 모습으로 거듭나야 할 것인가. 한국교회가 맞이하게 된 위기의 원인은 무엇이며, 이 위기를 어떻게 극복할 수 있을까. 한국교회의 대표적인 조직신학자 10명에게 한국교회 위기의 원인과 대책을 들어봤다. 조직신학은 하나님의 계시에서부터 하나님의 본성, 하나님의 사역, 인간론, 죄론, 기독론 등 기독교의 전반적 기초적 이론을 다루는 학문이다.

◇한국교회, 십자가 신앙이 없다=한국교회 위기의 원인으로 ‘십자가 신학’ ‘십자가 신앙’의 부재가 꼽혔다. 날마다 자기 십자가를 지고 죽어야 하는데 그러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김영한 숭실대 교수는 “번영주의, 성공주의 신학이 미국에서 들어와 한국교회의 양적 성장을 가져왔지만 질적 성장에 이르지 못하고 개인의 번영, 성공만 추구하는 쪽으로 흘렀다”고 진단했다. 김 교수는 “그러다보니 감투와 돈 때문에 교계 안팎에서 싸움이 일고 있는 것”이라며 “기독교의 핵심인 자기희생, 헌신을 경시하고 번영, 성공, 물량에 집착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정배 감신대 교수는 “기독교는 죽어야 사는 종교이고 자기부정을 통해 세상을 살리는 종교인데 타자 부정에만 능하고 자기부정은 없다”고 단언했다. 그는 “기독교가 자본주의를 기독교화해야 하는데 자본주의가 기독교를 자본주의화했다”면서 “예수님 앞에서 제자들이 누가 더 높은지를 놓고 싸웠던 것 같은 어리석은 모습을 지금 한국교회가 보이고 있다”고 강조했다.

황승용 호남신대 명예총장은 “한국교회가 물량 면에서 많은 축복을 받은 데 반해 종교개혁의 ‘십자가 신학’인 기독교 정체성은 약화됐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교회가 성장만 강조하면서 성숙하지 못하다 보니 윤리성, 도덕성을 제대로 갖추지 못했다”고 역설했다.

‘실천 없는 신앙’ ‘신앙과 실천의 이원화’도 위기의 원인으로 지적됐다. 안명준 평택대 교수는 “목회자와 평신도 모두 하나님의 말씀을 믿긴 하지만 실천하지 못하고 있다”면서 “세상에서는 엉망으로 살다가 교회만 가면 모든 게 해결된다는 생각부터 고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목회자가 신앙과 실천이 이원화된 삶을 살다보니 평신도에게 권면할 수도 없는 상황”이라고 꼬집었다.

최인식 서울신대 교수는 “한국교회에 신앙은 있는데 실천이 없다”고 역설했다. 그는 “예수님을 경배하고 예배하고 찬양드리는 제사적 삶은 잘하지만 예수께서 몸소 제자들에게 가르치신 제자적 삶에는 소홀하다”고 말했다.

◇하나님의 말씀 성경으로 돌아가자=한국교회가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선 결국 “성경으로 돌아가야 한다”고 신학자들은 한목소리를 냈다. 성경을 온전히 하나님의 말씀으로 받아들이고 이를 서로 가르치며 순종해야 한다는 것이다.

김길성 총신대 신대원 교수는 “한국교회가 빛과 소금이 되지 못하고 있는 것은 결국 성경을 제대로 가르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라며 “성경을 가르치는 신학자, 목회자들은 하나님과의 바른 관계, 이웃과 소통할 수 있는 교회의 사회적 책임 등을 바로 가르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승구 합동신학대학원대 교수는 “잘못된 성경관이 한국교회의 가장 큰 문제”라면서 “성경을 실제 하나님의 말씀으로 존중하는 것이 기본으로 자리 잡아야 한다”고 역설했다.

김명용 장신대 교수도 성서 중심의 신학과 목회를 강조했다. 그는 “교회는 바른 신학의 터전 위에 서 있어야 한다”며 “목회자는 성서 중심의 신학, 하나님께 영광, 하나님의 은총과 복음의 중요성, 성령의 능력과 기도하는 교회 등에서 바른 신학적 시각을 잃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김영선 협성대 교수는 “목회자가 먼저 변해야 한국교회에 희망이 있다”면서 “목회자가 성경대로 먼저 회개하고 올바로 설 때 성도들도 목회자를 존경하고 따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조직신학자 10명은 한국조직신학회(윤철호 장신대 교수)와 한국복음주의신학회(최윤배 장신대 교수)가 선정했다. 한국조직신학회는 1976년 전신인 한국신학회에서 독립, 현재 250여명의 신학자들로 운영되고 있다. 20여년 전 창립된 한국복음주의신학회에는 24개 신학대 및 기독교종합대 교수 400여명이 소속돼 있다.

전병선 기자 junbs@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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