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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자 탁석산의 스포츠 이야기] 가르시아의 국적

[철학자 탁석산의 스포츠 이야기] 가르시아의 국적 기사의 사진

지난 주 가르시아가 한화 선수로 한국 프로야구로 돌아왔습니다. 첫 경기가 하필 전 소속 팀 롯데였기에 관심을 한 몸에 받았습니다. 카메라 기자들이 몰렸고 가르시아가 타석에 들어서자 롯데 팬들이 가르시아 송을 불렀습니다. 재미있지 않습니까. 롯데에서 뛰던 선수인데 야유가 아닌 응원을 보냈다는 것이.

가르시아는 3년 동안 롯데에서 좋은 성적을 냈습니다. 한 시즌 평균 약 28개의 홈런과 100여 타점을 기록했으니 훌륭했지요. 성격도 다혈질이라서 우리 정서와도 맞았던 것 같습니다. 그런데 가르시아 선수의 국적이 어디인지 아시는지요? 야구팬이라면 잘 알고 있을 겁니다. 멕시코입니다. 하지만 일반인은 가르시아라는 선수도 모를 것이고 더욱이 국적이라면 더 모르겠지요.

김병현 선수가 미국 메이저리그에서 한창 활동할 때 라디오 중계가 있었는데 김병현 선수를 중국인으로 소개했다고 합니다. 김병현이 중국인이든 한국인이든 별 관심이 없었거나 아직도 한국에 대한 이미지가 많이 부족하지 않았나 싶군요. 한국에 대한 이미지는 우리의 생각과는 많이 다른 것 같습니다.

올해 한국에서 뛰고 있는 외국인 선수들에게 한국에 대한 질문을 했는데 놀랍게도 많은 선수가 한국에 오기 전에는 한국에 대해 거의 몰랐다고 답했다는군요. 한국에 와서 보니 너무 잘사는 데 놀랐고 야구 수준이 높은 데 놀랐다고 합니다. 조금 이상하지 않습니까. 한국하면 올림픽도 유치했고 월드컵도 치른 나라 아닙니까. 그리고 야구로 말하자면 베이징올림픽에서 우승하고 WBC에서도 준우승했는데 프로야구 선수가 한국을 몰랐다니.

박찬호가 미국에서 한국의 위상을 높였다거나 김연아로 인해 세계가 한국을 알게 되었다는 기사를 본 적이 있습니다. 어느 정도까지 사실일까요? 저는 취재나 조사를 해 본 적이 없어 잘 모르겠습니다. 미국 야구팬들이 박찬호를 기억할 수도 있고 피겨스케이팅 선수 김연아를 알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박찬호, 김연아의 국적을 아는 사람은 얼마나 될까요.

멕시코에서 가르시아를 소개할 때 한국에서 멕시코의 이름을 알린 선수라고 한다면 우리의 고개가 갸우뚱해지지 않을까요. 우리는 그냥 가르시아라고 알고 있을 뿐이지 않습니까. 호날두는 지금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축구선수 중 한 명일 겁니다. 그럼 호날두의 국적은 어디일까요? 포르투갈입니다. 영국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소속이었고 지금은 스페인 레알 마드리드에서 뛰고 있기에 포르투갈이란 국적은 빛이 나지 않는군요. 따라서 포르투갈의 이름을 높인 선수라는 말도 성립되기 어렵겠지요. 시대가 변한 것 같습니다. 국적보다는 선수 이름이나 팀 혹은 클럽 이름이 더 각인되는 시대가 되지 않았나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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