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아 내다버리는 사회 느슨한 法이 罪?… 철없는 불장난, 짓밟히는 생명 기사의 사진

자신이 낳은 아기를 버리는 끔찍한 사건이 끊이지 않고 있다. 경찰청은 지난해 영아 유기 혐의(형법 272조 등)로 입건된 사건은 26건이며 피의자는 34명이라고 23일 밝혔다. 이 중 10대와 20대가 각각 11명으로, 전체의 64.8%를 차지한다. 40, 50대 피의자는 1명밖에 없다.

젊은층이 많은 이유는 준비되지 않은 상태에서 임신을 한 뒤 충격과 공포에 휩싸여 아기를 버리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양윤교 관악서 형사과장은 “영아 유기 범죄를 저지르는 사람은 나이도 어리고 결혼도 안 한 상태인 데다 아이를 키울 경제적 여건이 안 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영아 유기의 처벌을 강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일반 유기죄는 3년 이하 징역이나 500만원 이하의 벌금을 처벌받지만, 영아 유기는 2년 이하의 징역이나 300만원 이하의 벌금형을 받는다. 또 미혼모나 10대 부부의 환경과 나이 등이 참작돼 ‘솜방망이 처벌’이 많다.

대법원에 따르면 지난해 유기와 학대의 죄로 판결을 받은 23건 중에 유기징역은 3건밖에 안 된다. 나머지는 집행유예(10건)나 재산형(2건) 등이었다. 지난해 홍정욱 한나라당 의원이 영아 유기 처벌을 강화하는 형법 개정안을 발의했으나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위원회에 1년 넘게 계류 중이다. 홍 의원은 “아무런 저항능력이 없는 사회적 약자인 영아에 대한 살해와 유기를 오히려 가볍게 처벌하는 것은 사회정의에 맞지 않는다”고 말했다.

미혼모나 젊은 부모가 아이를 키우는 환경에 대한 지원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있다. 정승환 고려대 법학과 교수는 “미혼모나 젊은 부모가 아이를 키울 환경이 열악하다”면서 “양육 정책을 개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서울 방배경찰서는 지난 8일 서울 지하철 7호선 신풍역 물품보관함에 영아 시신을 버린 혐의(사체 유기 등)로 김모(20·여)씨를 붙잡아 조사 중이다. 물품보관함 관리업체는 장기간 찾아가지 않는 가방을 내방역 창고로 보냈고 심한 냄새를 이상하게 여긴 관리인이 가방을 열어 본 뒤 숨진 아기를 발견하고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은 물품보관함에 기록된 휴대전화 결제내역과 사진을 토대로 김씨를 검거했다. 김씨는 부모에게 서울대 법대에 다닌다고 속이는 등 이중생활을 해오다 원치 않은 임신으로 생긴 아기가 숨지자 시신을 유기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김씨가 고의로 아기를 숨지게 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김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다.

이선희 정부경 기자 sunn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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