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포럼-석동연] 중국 공산당 발자취를 되돌아보며 기사의 사진

“정치개혁을 통해 당내 부패와 민심 이반 등을 극복해야 할 과제가 남아 있다”

90년 전인 1921년 7월 중국 상하이에서 당원 57명으로 비밀리에 탄생했던 중국 공산당이 창당 90주년을 맞았다. 신중국을 62년간 이끌어온 중국 공산당은 이제 당원 수가 8030만명에 달하는 세계 최대 정치 조직이다. 거리 곳곳에 나붙어 있는 ‘공산당이 없었다면 신중국은 없다(沒有共産黨 就沒有新中國)’라는 표어가 이를 잘 말해주고 있다.

돌이켜보면 지난 90년간은 그야말로 고난과 분투의 역정이었다. 국민당과의 국공합작과 내전, 항일투쟁에 나섰으며 국민당군에 쫓겨 1만2500㎞에 이르는 대장정을 치러야 했다. 신중국 건국 이후에도 대약진운동, 문화대혁명, 천안문사건, 쓰촨대지진 등 숱한 어려움을 겪었다.

1978년 개혁·개방의 총설계사인 덩샤오핑 지도 하에 시장경제 체제가 도입되면서 지난 30여년간 연평균 9.8%의 경이적인 경제성장률을 기록했다. 지난해 중국은 국내총생산(GDP)이 일본을 앞질러 마침내 세계 2위 경제대국이 됐다. GDP와 1인당 GDP는 1952년 대비 586배와 250배로 각각 증가했다. 3조 달러가 넘는 외환을 보유하고 있는 세계 1위 외환보유국이기도 하다.

이러한 눈부신 발전의 주역이 바로 중국 공산당이다. 중국 공산당의 지도사상, 노선 및 방침은 정부 정책으로 일관성 있게 그리고 충실하게 실천되고 있다. 사회주의 중국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중국 공산당을 먼저 이해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중국에서는 지금 홍색(紅色·공산당) 물결이 넘치고 있다. 공산혁명 성지순례 관광, 홍색 관련 영화·드라마 상영, 홍가(혁명가요) 경연대회 등 공산당에 대한 자긍심을 불러일으키는 홍색 캠페인이 전개되고 있는 것이다. 공산당의 위업을 과시하듯 지난달 30일 하루 동안에만 ‘세계 최장’이라는 수식어가 붙은 대형 개통 행사가 연이어 개최됐다. 베이징과 상하이를 잇는 전장 1318㎞의 세계 최장 고속철이 개통됐다. 두 도시 사이를 4시간48분 만에 주파한다. 산둥성 칭다오와 자오저우(膠州)만을 잇는 전체 길이 41㎞에 이르는 세계 최장 연륙교가 개통됐다.

중국을 이끌고 있는 공산당의 지도사상도 시대와 더불어 변화해 왔다. 공산당 당헌과 당규에 하나의 사상(마오쩌둥 사상)과 두 개의 이론(덩샤오핑 이론과 장쩌민 3개 대표론), 그리고 하나의 관점(후진타오의 과학적 발전관)을 명시해 사회주의 이념의 틀 안에서도 시대 흐름에 맞춰 개혁·개방과 실용주의를 국가 발전 전략으로 삼았다.

소련과 동구에서는 사회주의가 붕괴됐는데 유독 중국에서 공산당이 잘나가는 이유는 무엇일까. 중국 공산당 영도 하에 이뤄진 경제성장 외에 8030만명의 공산당원, 7600만명의 공청단원과 389만개의 기층 조직이 중국 전역에 실핏줄처럼 퍼져 있기 때문이다. 정부와 국유기업·대학·사회단체 등 공산당의 손길이 미치지 않는 곳이 없으며, 수많은 주요 보직에 대한 인사권을 행사하며 사회를 통제하고 여론을 수렴하며 이념을 확산시키고 있다. 조직부를 통해 발탁과 훈련을 반복하는 중국 공산당 특유의 정치 엘리트 충원 시스템이야말로 중국이 갖고 있는 최고 경쟁력이다.

그러나 최근 고속 성장의 문제점이 크게 드러나고 있다. 도농, 지역, 계층 간 소득격차가 심각한 가운데 물가가 치솟고 있다. 소득분배 지표인 지니계수는 지난해 폭동 발생 위험 수위인 0.5를 넘어선 것으로 추정된다. 공산당 일당통치가 장기화되면서 부정부패가 사회 전반에 만연돼 있다. 중국에서 갈수록 시위와 소요사태가 잦아지고 있다. 금년에 광저우에서 농민공이 대규모 시위를 벌였으며 네이멍구에서는 소수민족 문제가 또다시 부각됐다.

후진타오 주석은 창당 90주년 기념대회에서 중국 공산당 위협 요소로 당내 부패와 민심이반을 지적하고 이로 인해 당이 존립 위험에 처할 수 있다고 경고하면서 정치개혁 필요성을 언급했다. 경제가 발전하면 민주화 요구가 분출되기 마련이다. 중국 공산당이 직면한 많은 도전을 슬기롭게 극복한다면 중국은 명실상부한 G2 국가로 우뚝 서게 될 것이다.

석동연(경기도 국제관계자문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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