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향기-박동수] 청년목회의 중요성 기사의 사진

어떤 이념이나 사상이든 청년기에 받아들이면 바뀌기 어렵다. 평생을 그 사상적 기반과 궤적 위에서 살아갈 가능성이 크다. 때문에 청년기에 어떤 사상을 접하고 무슨 체험을 했느냐는 매우 중요하다. 신앙도 마찬가지다. 기독교 역사상 위대했던 크리스천은 대부분 청년기에 신앙을 수용했던 사람들이다. 국내의 저명한 목회자들도 청년기에 결신한 사람이 압도적이다.

개인적으로도 대학 시절 받아들였던 기독교 진리가 일생 삶의 토대가 되고 있음을 느낀다. 그때 기독 동아리에서 소그룹을 하며 묵상했던 성경 구절들, 여름수련회에서 얻은 영적 깨달음들은 이후 세상의 풍랑 속에서 삶을 지탱해준 원동력이 되었다. 청년기의 신앙 입문은 이처럼 중요하다.

요즘 한국 교회에서 청년들이 잘 보이지 않는다고 한다. 20, 30대가 교회를 찾지 않음은 물론 기왕에 교회를 다니던 청년들도 교회를 떠나고 있다는 전언이다. 한국 교회에서 청년의 비중은 5% 정도다. 중·고교 시절 교회를 다녔다가 20대가 돼도 신앙을 유지하는 비율은 30%에 불과하다고 한다.

교회를 떠나는 젊은이들

원인 분석은 다양하다. 우선은 물질적·세속적 가치관의 만연이 꼽힌다. 일례로 한 사회단체가 전국 63개 대학 4061명의 학생을 조사했더니 폭음자 비율이 무려 71.2%에 이르렀다. 특히 남자 대학생 3명 중 1명은 1주일에 세 번 이상 소주 5잔 이상 마시는 폭음자로 분류됐다. 이 땅의 청년문화가 건강치 못함을 드러내는 한 단면이다.

급속하게 도래한 디지털 네트워크 사회도 원인이다. 스마트폰과 태블릿 PC로 표상되는 IT 기술 발달로 청년들의 마음과 시간은 온통 트위터나 페이스북 같은 SNS문화에 쏠리고 있다. 여기다 말초적 감각에 의존하는 자극적 TV 오락 프로들의 범람이 거세다. 어느 철학자의 말처럼 “과학기술과 엔터테인먼트가 세상의 중심을 차지하고 인간을 좌지우지”하는 세태다.

현장에서 바라보는 원인은 좀 더 구체적·현실적이다. 올 여름수련회를 준비 중인 기독청년단체와 교회 사역자들은 “청년들이 교회를 멀리하는 이유는 ‘알바’와 ‘스펙 쌓기’ 때문이라고 전한다. 수련회 참가 독려를 위해 전화를 하면 많은 학생들이 ‘알바를 해야 한다’ ‘외국어 학원에 다녀야 한다’며 고개를 가로젓는다는 것이다.

실제로 국내 대학생의 4분의 3 정도는 매학기 등록금 문제로 고민한다. 특히 지방에서 상경한 학생들은 등록금과 숙식비, 용돈 등을 해결하기 위해 어떤 식으로든 ‘알바’를 할 수밖에 없다. 이런 학생들에게 교회 소그룹이나 수련회 참석을 권유하기는 쉽지 않다.

그렇다고 한탄만 할 일은 아니다. 청년들의 마음이 기독신앙에 대해 완전히 닫혀 있지는 않기 때문이다. 기독청년단체 사역자들은 “청년들이 복음과 교회공동체 생활에 관심이 없는 것은 아니다. 단지 불투명한 미래와 치열한 경쟁, 스트레스로 마음과 시간의 여유가 너무 없을 뿐”이라고 말한다. 현실이 팍팍할수록 청년들의 영적 목마름은 오히려 더 커지고 있다는 것이다.

목회의 무게중심 옮겨야

교회는 청년들의 이런 상황을 잘 이해하고 품어줄 수 있어야 한다. 장년에 치우친 목회의 무게중심도 이제 청년 쪽으로 옮겨갈 필요가 있다. 그래야 미래가 있다. 이 글을 마무리할 즈음 반가운 소식이 들려왔다. 청년선교의 모델 교회로 주목받던 서울 삼일교회가 사퇴한 전병욱 목사 후임을 찾기 위해 낸 청빙 공고에 104명이 지원했다는 것이다. 청년목회에 열정을 가진 목회자들이 이처럼 많다는 사실이 고무적이다. 훌륭한 후임자가 선정돼 청년선교의 횃불을 다시 한번 힘차게 들어주길 바란다.

박동수 종교기획부장 dspark@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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