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오피니언 > 칼럼 > 데스크시각

[데스크시각-김준동] 평창, 새로운 지평을 향해

[데스크시각-김준동] 평창, 새로운 지평을 향해 기사의 사진

동계올림픽은 지구촌 눈과 얼음의 축제로 불린다. 동계올림픽의 역사는 그다지 길지 않다. 하계올림픽이 1896년 그리스 아테네에서 처음 열린 것에 비하면 말이다. 1924년 프랑스 샤모니에서의 원년 대회 이후 지난해 캐나다 밴쿠버까지 21차례 개최됐다. 반면 하계올림픽은 2008년 베이징올림픽까지 28차례나 열렸다.

2014년 러시아 소치가 22회 동계올림픽을 치르면 강원도 평창은 횟수로는 23회째지만 눈과 얼음의 축제를 여는 20번째 도시가 된다. 역대 올림픽 도시 중 스위스 생모리츠(28년과 48년), 미국 레이크플래시드(32년과 80년), 오스트리아 인스부르크(64년과 76년)는 두 차례 올림픽을 치른 경험이 있다.

평창이 2018년 동계올림픽 유치 도시로 결정된 날 한반도는 기쁨과 환희로 가득했다. 7년 후에 열리는 대회지만 전망은 온통 장밋빛이다. 현대경제연구원은 평창 동계올림픽 개최의 경제적 효과가 64조9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했다. 고용창출 효과 23만명, 대회기간 외국인 관광객 20만명 등도 빠지지 않았다. 분명 올림픽은 단순히 돈으로 환산하기 어려운 무형의 경제효과도 있다.

하지만 갈수록 올림픽 개최지들의 적자 폭이 커지고 있는 현실을 간과해서는 안된다. 샤모니 대회부터 밴쿠버 대회까지 18곳의 역대 동계올림픽 개최지 중에서 흑자를 낸 곳은 손가락으로 꼽을 정도다.

1992년 프랑스 알베르빌 대회에서 5000만 달러(약 528억원)의 적자가 난 것은 그나마 다행이다. 역대 동계올림픽 가운데 최고 입장권 판매율(88%)을 기록했다는 1994년 노르웨이 릴레함메르 대회도 1억3000만 달러(약 1372억원) 적자를 냈다. 밴쿠버는 올림픽 준비를 위해 10억 달러(1조560억원) 이상 빚을 졌다.

1998년 대회를 유치했던 일본 나가노는 대표적인 실패 사례다. 나가노는 대회를 마친 뒤 2800만 달러 흑자를 냈다고 주장했지만 실제로는 수십억 달러의 적자를 낸 것으로 뒤늦게 드러났다. 이 후유증으로 13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나가노는 재정난에 허덕이고 있다.

그렇다고 겨울올림픽이 실패의 잔혹사만 있는 것은 아니다. 미국 동북부 작은 시골 마을이었던 레이크플래시드는 가장 성공적인 대회를 치른 도시로 유명하다. 1932년 대회를 치른 레이크플래시드는 1948년, 1952년, 1968년 등 세 차례나 유치전에 뛰어들었으나 번번이 실패한 아픔이 있다. 동계올림픽 역사상 유일하게 네 번 도전 끝에 1980년 대회를 32년 만에 유치한 도시가 바로 레이크플래시드다.

‘3전4기’의 레이크플래시드는 올림픽을 개최하면서 세계적인 스포츠 휴양도시로 변신하며 ‘부자 도시’로 거듭났다. 인구는 3000여명에 불과하지만 이 도시를 찾는 관광객은 연간 200만명이 넘는다. ‘작은 도시, 큰 꿈!(Small Town, Big Dream!)이라는 슬로건처럼 이 도시에서는 대형 리조트나 큰 시설물을 찾아보기 힘들다. 1980년에 올림픽을 개최할 때도 대회를 치를 수 있는 최소한의 시설만 만들었다. 올림픽이 끝난 뒤에도 레이크플래시드는 끊임없이 국제대회를 유치했다. 지난해까지 유치한 대회만 300여회나 된다. 관광객들은 겨울이 아닌 계절에는 호수 파워보트, 여객열차, 와인 시음 등 다양한 먹을거리와 볼거리를 체험할 수 있다.

그럼 7년 후 평창, 그리고 그 이후의 평창이 나아가야 할 방향은 어디일까. 그 답은 바로 과거 개최 도시에서 찾을 수 있다. 무분별한 투자보다는 치밀한 투자, 화려한 외양보다는 내실을 다지는 실용이 대회 성공은 물론 미래까지 보장받았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평창이 제2의 레이크플래시드가 될 것인가, 아니면 제2의 나가노로 전락할 것인가는 지금부터 얼마나 치밀하게 준비하느냐에 달렸다. 새로운 지평(New Horizons)이라는 슬로건으로 2전3기의 신화를 만들어낸 강원도 평창이 겨울올림픽의 새로운 지평을 연 도시로 세계 속에 영원히 기억되길 기대해본다.

김준동 체육부장 jdkim@kmib.co.kr

트위터페이스북구글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