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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시각-김용백] 하루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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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번째 희망버스가 내일 부산에 간단다. 지역 곳곳에서 합류한 버스들이 얼마나 꼬리를 물지 궁금하다. 한진중공업 사측이 언론에 밝힌 호소문에서 언급한 것처럼 ‘정치·사회적 이슈’가 된 마당에 무관심할 수 없는 사안이 됐다.

분위기로 봐선 부산에서 희망버스 대회전이 또 한 차례 벌어질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1차 700명, 2차 1만명. 차수를 거듭할수록 버스 행렬도 길어지고 탑승자도 많아지고 있다.

여기에다가 한진중공업 영도조선소 85호 크레인에 올라간 김진숙 민주노총 부산지역본부 지도위원의 고공농성도 200일을 넘겼다. 희망버스를 기획한 송경동 시인에 대한 법원의 체포영장이 발부됐다. 송 시인이 신념을 굽히지 않는다면 부산 현장에 나타날 것이고, 상황이 격화되는 요인을 보태게 될 것이다. 희망버스는 노동자의 삶을 서사적으로 표현해온 송 시인이 김진숙 위원을 생각하며 기획했다. 김진숙이란 아이콘이 성립되고, 한진중공업 정리해고 문제가 세간의 주목을 받게 된 것이다.

한진중공업 정리해고 문제는 원론적으로 노사의 문제일 수 있다. 노사가 6개월간의 파업을 정리하면서 정리해고에 합의했다. 노동계에선 강자의 힘의 논리가 작용했다는 시각도 있다. 하지만 노동 3권이 있고, 자주적으로 의사결정을 한 노조의 입장이 있다. 누구는 남고 누구는 떠나야 하는 결단을 내리기는 쉽지 않았을 것이다. 이 부분에서 졸지에 삶의 기반을 잃은 사람들의 억울함이 오롯이 남게 됐다. 그래서 이번 문제를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거론하며 사회문제라고 말하는 사람들도 상당하다.

기업이 경영 논리만을 추구할 경우 살아남기 어렵다는 건 해외 시장 개척에서도 알 수 있다. 기업이 해외 현지에서 사회 공헌을 얼마나 하느냐가 시장 진입에 중요한 요소다. 한진중공업이 생산성과 경영만을 따져 선박의 주된 생산처를 필리핀 수빅조선소로 옮기는 걸 합리화하는 데 그친다면 걱정이다. 수빅조선소에서 인건비가 상승할 경우 머잖아 또 어디로 보따리를 싸게 될지 염려스러운 것이다.

생산성 확보를 위해선 관세와 인건비의 비교우위를 따질 수밖에 없다. 하지만 도요타의 안전신화가 무너진 것도 직접 생산·관리하던 데서 해외 현지생산 부품에 의존하면서 비롯됐다. 중국에서의 생산비 메리트가 사라지고 있는 것도 현실이다. 기업들이 해외 생산 설비를 운영하면서도 걱정인 게 그곳의 인건비 상승이다.

물론 한진중공업 사측이 회사 실정을 성실하게 알리고 있고, 노사 합의를 이룬 만큼 그런 우려는 기우일 수 있다. 사측은 경영이 정상화되면 해고자들을 우선 고용하겠다고 약속하고, 해고자들을 위한 후속 조치들을 시작했다니 지켜볼 일이다.

희망버스는 이제 정치권을 지나고 있다. 정치권이 홍역을 앓다시피 한다. 진보 야당들은 이 문제를 어떻게 볼 것인가로 통합과 연대에서 삐걱거린다. 민주당은 손학규 대표가 희망버스에 승차하지 않겠다고 해서 벌집을 쑤셔 놓은 분위기다. 민주당은 나아가 “대통령이 나서서 해결하라”고 압박한다. 한나라당도 정부도 속이 타기는 마찬가지다.

내년 총선에서 부산 지역은 여야 격전장이 되고도 남는다. 따라서 각 당이 사활을 걸고 이 문제를 끌고 갈 이유가 생긴 것이다. 정치적 폭발력을 기대하는 정치권이 희망버스를 주시하고 있다. 사회문제가 정치 이슈화하고 있는 게 분명하다.

정치권이 문제 해결을 위해 항상 나설 수는 있다. 나섰다고 다 해결하는 만능은 아니다. 정치권이 희망버스 문제를 해결하려고 스스로 시험대에 올랐다고 볼 수 있다. 공권력을 상징하는 정부로서는 한계가 있다.

희망버스가 희망을 실현하려면 각계각층이 지혜를 모아야 한다. 아쉽게도 버스에 오르는 사람들이 아직 다양하지 않은 듯하다. 이번 문제에 대해 성격 규정에서부터 해법까지 다양한 시각차가 있다. 5인5색. 상황이 장기화할 수도 있다. 그래서 곳곳에 희망버스 노선들이 생기면 어찌될까?

김용백 사회2부장 ybki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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