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 효율성 높아질 것” vs “잘되는 곳 왜 들쑤시나”… 인천국제공항공사 민영화 필요한가 기사의 사진

한동안 잠잠했던 인천국제공항공사 민영화 논란이 가열되고 있다. 지난 1일 한나라당 홍준표 대표가 “국민주 공모 방식의 지분매각을 추진하겠다”고 밝히면서부터다. 정부는 조용히 진행되던 지분매각 작업이 갑작스레 재조명되자 당황하는 모습이다. 지분매각 반대론자들은 한나라당과 정부가 국민 여론을 무시하고 밀실에서 민영화를 추진하고 있다고 반발하고 있다.

◇계속되는 지분매각 논란=인천국제공항 운영을 위해 1999년 설립된 인천국제공항공사는 처음부터 민영화 대상기업이었다. 정부는 지분 51%를 민간에 내놓을 생각이었다. 그러나 미래가 불투명한 신생 공항은 투자자 관심을 끌지 못했고 2002년 11월 일단 보류됐다. 2007년 5월 주식 상장이 재검토됐지만 역시 시행되지 못했다.

현 정부는 2008년 8월 ‘공기업 선진화 계획’을 세우면서 인천공항공사 지분 49%를 민간에 매각키로 하고 2009년 12월 이를 확정했다.

국토해양부는 우선 15%를 국내 증시에 상장하고 나머지 34%는 상황을 봐가며 공항운영전문사와의 전략적 제휴 또는 추가 상장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정부 “국민에게 공항 이익을 분배하기 위한 것”=정부는 인천공항공사 지분매각을 ‘민영화’라고 부르는 것에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국토부 황성규 항공정책과장은 2일 “정부는 공사를 민영화하겠다고 언급한 적이 전혀 없다”고 말했다. 일부 지분매각은 국민들에게 인천공항의 이익을 분배하기 위한 조치라는 설명이다. 민간 자본이 투입되면 경영 투명성과 효율성도 더 좋아질 것이라고도 했다.

황 과장은 “외국인에게 지분을 대량 매각한다는 얘기는 유언비어”라고 일축했다. 외국기업 등과의 전략적 제휴도 지분을 맞교환하는 것이고 확정된 것도 아니라고 말했다.

정부는 인천공항공사 지분매각에 따른 공공성 논란을 국회가 해결해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지난해 3월 한나라당 박상은 의원은 경제 주체별로 지분 취득량을 제한하는 ‘인천국제공항공사법 일부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정부 지분은 51% 이상으로 하고 외국인은 20%, 공항에 투자할 수 있는 개별 항공사는 5%로 제한하는 조항을 새로 넣었다. 현재 개정안은 국회 국토해양위원회 법안소위에 계류돼 있다.

◇민영화 논리 허점 투성이=지분매각 반대 진영은 정부가 알짜배기 공기업을 민간에 팔아치우려 갖가지 꼼수를 부리고 있다고 반발하고 있다. 정부는 ‘지분매각을 통한 경영 투명성과 효율성 제고 및 재원 조달’을 강조하고 있지만 인천공항은 투명하고 효율적이며, 재원도 충분한 편이라고 반박하고 있다.

인천공항 매출액은 개항 초기였던 2001년 3767억원에서 꾸준히 증가해 2008년부터 1조원을 돌파했고 지난해 1조2826억원으로 10년간 3.4배 증가했다. 여행객은 1454만명에서 3348만명으로, 화물운송량은 1191만t에서 2684만t으로 각각 130%, 125% 증가했다.

인천공항은 국제공항협의회(ACI) 주관의 공항서비스평가(ASQ)에서 세계최우수공항상을 6년(2005∼2010년) 연속 수상했다. 이 상은 ‘항공업계의 노벨상’이라고 불린다. 인천공항공사 임직원은 지난 6월 현재 859명에 불과하다. 이 같은 성과는 지분 100%를 가진 정부가 인천공항에 전폭적인 지원을 해왔기 때문에 가능했다는 분석이다.

인천공항공사 노동조합 조승우 사무총장은 “국민주로 지분을 매각해도 1인당 배분량은 몇 주에 불과할 것이다. 공항 이익의 사회 환원은 어불성설”이라고 말했다. 88년 포스코의 국민주 매각 당시 1인당 평균 7주가 배분됐다. 조 사무총장은 “정부가 끈질기게 인천공항공사 지분을 매각하려는 이유가 뭔지 궁금하다”고 성토했다.

서울사회경제연구소 김용복 박사는 “정부가 민영화하면 모든 게 잘 될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다”며 “여러 가지 측면에서 지분매각을 서두를 이유가 없다. 원점에서 재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민주당 이용섭 의원은 “홍준표 대표는 국민주 매각을 구상하면서 친서민 대책이라는 명분을 내세우고 있지만 이는 다분히 내년 총선을 앞두고 인기를 겨냥한 발상”이라고 비판했다.

김정현 기자 kjhyu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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