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포럼-석동연] 우뚝 선 중국의 행보 기사의 사진

“경제력 성장 등 급속한 부상에 따라 어떠한 대외정책기조 설정할 지 고민중”

천빙더(陳炳德) 중국군 총참모장이 지난달 중국을 방문한 김관진 국방장관과 면담하면서 미국의 ‘패권주의’ 비난 발언을 하여 논란을 불러 일으켰다. 미국에 대한 속내를 공개리에 드러냈는데 그 함의가 작지 않다. 중국이 변하고 있음을 다시금 느끼게 해주었고 중국이 앞으로 어떻게 행동할 것인가를 짐작케 하는 전조(前兆)이자 경고였다. 미·중 사이에서 외교 전략을 세우기 위해 고심하는 우리로서는 그 의미를 반추하지 않을 수 없었다. 올해 초 미·중정상회담은 중국이 미국과 어깨를 나란히 하며 세계 양대 강국(G2)으로 우뚝 섰음을 보여 주었다. 가히 중국의 G2 대관식이자 미·중 동주(同舟:같은 배를 타고 협력함)시대의 출범식이라 할 만했다.

총 41개항으로 구성된 정상 간 공동성명은 상호존중과 공동이익을 바탕으로 한 협력적 파트너십의 구축, 21세기 아시아·태평양지역의 안정과 번영 그리고 한반도 비핵화와 범세계적 이슈에 대한 청사진을 폭넓게 제시했다. 세계는 이제 미·중 양국이 더불어 국제질서를 형성하고 관리해가는 양극체제로 접어들었다.

중국은 지난해 국내총생산(GDP)이 일본을 앞질러 세계 제2위의 경제대국이 되었다. 올해 6월말 현재 외환보유고가 무려 3조2000억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30% 증가하였다. 이러한 경제력을 바탕으로 외교대국, 군사대국으로 발돋움하고 있다. 중국의 국방비는 지난 7년간 해마다 10% 이상 늘어났다. 지난 1월 중국군은 로버트 게이츠 미 국방장관의 베이징 방문 시 중국의 최첨단 스텔스기 ‘젠-20’을 선보이고 최근 방중(訪中)했던 마이크 멀린 미 합참의장에게 항공모함 보유 계획을 밝혔다.

남중국해 남사군도, 서사군도에서의 영유권 분쟁, 대만에 대한 무기 판매 문제 등을 둘러싸고 미국과 갈등이 고조되었다. 그러나 지난해 중국의 공세적인 외교로 인해 중국 위협론이 제기되자 도광양회(韜光養晦:자신의 재능을 밖으로 드러내지 않고 때를 기다린다)로 회귀한 듯한 모습을 보여주기도 한다.

중국 내부에서는 자국의 급속한 부상에 따라 어떠한 대외정책기조를 설정해야 할지 고민하고 있다. 성신여대 김흥규 교수는 중국의 대외전략 사고를 전통적 지정학론, 발전도상국론, 신흥강대국 외교론으로 풀이하고 있다. 중국을 발전도상국으로 인지하면서 도광양회적 외교를 중시한 그룹과 새로이 부상하는 강대국으로서 국제적으로 더 적극적인 행보를 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유소작위(有所作爲: 해야 할 일은 한다)적 외교를 강조하는 세력들이 정책적 영향력 확대를 위해 경쟁하고 있다고 보는 것이다.

전통적 지정학파는 과거의 강한 중국에 대한 향수를 공유하고 있으며 이의 부활을 희망한다. 지정학적으로 중국의 세력권과 완충지대의 확보를 중시한다. 미국을 경쟁의 대상으로 본다. 지난해 천안함 폭침 사건 이후 서해를 중국의 핵심이익에 속한다고 주장하면서 한·미가 미국 항공모함이 참가하는 연합훈련을 실시하려 하자 중국 군부는 공개적으로 이를 비난했다.

발전도상국 외교론은 중국을 발전도상국으로 여기면서 도광양회론을 주장하고 있다. 중국외교의 수장인 다이빙궈 국무위원은 지난해 12월 발표한 “평화적 발전노선을 견지하자”라는 장문의 글을 통해 중국외교의 방향을 제시하였다. 중국위협론을 고조시키면 중국에 손해를 끼친다는 주장이다. 신흥강대국론은 중국의 눈부신 경제성장과 이에 따른 자신감을 반영하여 국제무대에서 중국이 자신의 목소리를 내고 미국 눈치 볼 것 없이 중국외교가 해야 할 일은 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중국은 개혁개방정책을 채택한 1978년 말 이래 덩샤오핑의 도광양회를 지켜오면서 조용한 외교정책을 구사해 왔다. 그러나 최근 막강한 경제력을 바탕으로 중국은 세계 정치·경제 무대에서 목소리를 높이고 있으며 민족주의적인 정서가 달아오르고 있다. 대외전략기조를 둘러싸고 열띤 논의가 이루어지고 있으며 북한에 대한 정책도 예외가 아니다. 우리는 이러한 논의동향을 면밀히 관찰하면서 치밀한 전략을 세워 대응해 나가야 할 것이다.

석동연 경기도 국제관계자문대사

트위터페이스북구글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