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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시각-전석운] 세계가 주목하는 한국 교육

[데스크시각-전석운] 세계가 주목하는 한국 교육 기사의 사진

세계는 요즘 한국 교육을 벤치마킹의 대상으로 주목하고 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여러 차례 한국 교육을 극찬한 것이 결정적인 계기였다. 이후 안 던컨 교육장관, 랜디 던 워싱턴 주 교육감 등 미 정부 인사들이 한국 교육 칭찬 대열에 합류했다. 미국뿐 아니다. 유엔은 교육의 힘으로 지구촌의 여러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반기문 사무총장이 2008년 창설한 UNAI(UN Academic Impact) 포럼을 10일 서울에서 열었다.

이에 앞서 지난달 6일에는 유네스코가 안병만 전 교육과학기술부 장관을 파리 본부로 초청해 한국 교육을 주제로 토론을 벌였다. ‘교육의 한류(韓流)’라고 하기에는 성급하지만 한국 교육을 배우려는 국제사회의 현상은 이례적이다.

하지만 국제 여론과 달리 국내에서는 한국 교육에 대한 국민들의 만족도가 대단히 낮다. 국민일보가 2년 전 실시한 국정 지지도 조사가 단적인 예다. 당시 조사를 보면 정부의 교육정책에 대한 지지율은 30.9%로 꼴찌였다. 외교(57.6%), 경제(49.4%), 대북(44.0%) 정책은 물론이고 국내정치(37.6%)보다 만족도가 떨어졌다.

이런 상황이니 한국 교육에 대한 국제사회의 칭찬은 우리에게 어색하다. 그들이 우리를 부러운 눈으로 볼수록 우리는 겸연쩍다. 이명박 대통령도 “오바마 대통령에게 말한 한국 교육의 자랑은 과거였지 오늘의 일은 아니다”며 “한국 교육도 고칠 점이 있지 않냐”고 자문했다.

한국 교육을 바라보는 시각과 평가하는 잣대가 나라 안팎으로 왜 이렇게 다른 걸까. 한 마디로 기대치가 서로 다르기 때문이다.

해외에서는 학생들의 높은 학업성취도, 학부모들의 높은 교육열, 우수한 교사의 헌신 등을 들며 한국 교육을 높이 평가하고 있다. 경제렵력개발기구(OECD)의 학업성취도국제비교연구(PISA)를 보면 한국의 고등학생들은 독해와 수학에서 1위, 과학에서 3위를 차지한다. 해외에서 한국을 경찬스레 보는 이유다. 한 마디로 한국 학생들의 성적표가 부러운 것이다.

그러나 국내에서는 이런 평가에 동의하는 시각이 별로 없다. 객관적인 수치를 들자면 화려한 성적표를 부끄럽게 만드는 기록도 있다. 우리나라 초·중·고 학생들의 학업성취도는 최상위권이지만 인성과 사회성 수준은 OECD 최하위권이다. 지식과 창의성, 인성을 고루 갖춘 인재를 양성하는 데 주력하는 선진국들에 비해 우리나라는 단순 반복학습에만 매달리는 공부기계를 양산한다는 비판이 나오는 근거다. 한국은 공부만 잘하는 학생이 아니라, 창의성과 인성을 고루 발전시켜 주는 교육을 원하는 것이다.

한국의 높은 교육열이 교육 발전의 원동력이라는 데 이견은 없다. 하지만 의욕이 높아도 교육 방향이 잘못되면 나쁜 결과를 낳는다. 조벽 동국대 석좌교수는 “추진력(교육열기)이 아무리 뛰어나도 발사대(교육 시스템)가 잘못 놓여 있으면 로켓(교육)이 엉뚱한 곳으로 날아갈 수 있다”고 비유했다. 그는 “한국의 교육은 겨우 방향을 바로잡았지만 발사대는 여전히 거꾸로”라고 질타했다. 거꾸로 놓인 발사대는 획일적인 암기식 교육, 창의성을 키워주지 못하는 일방적 교육 등이라는 게 조 교수의 설명이다.

한국 교육의 이런 문제점에 대해서는 안병만 전 장관도 시인했다. 그가 최근‘가정-사회-학교의 연계를 강화한 교육선진화’를 제안한 것은 이런 반성이 토대가 됐다.

세계가 한국의 교육을 높이 평가하는 것은 사실 자랑스러운 일이다. 한국 교육을 배우겠다는 외국에 우리가 축적한 노하우를 전파하면 국격을 높이는 일이다.

그러나 한국의 국민이 만족하지 못하는 한국의 교육은 거품이다. 정부와 교육 당국은 해외에서 보내는 갈채에 혹시라도 도취해서는 안 된다. 우리의 결핍을 보완하기 위해 교육 체질을 개선하는 노력을 게을리하지 말아야 한다.

전석운 특집기획부장 swchu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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