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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사성(1951∼ )

빈소 향냄새에 그 냄새 묻어 있었다

첫 휴가 나왔을 때, 감자 한 말 이고 뙤약볕 황톳길 걸어 장에 갔다 와 차려낸 고등어조림 시오리 길 다녀오느라 겨드랑이로 흘린 땀 냄새 밴 듯 콤콤했다 엄마 젖 그리워 패악 치며 울 적마다 가슴 열어 땀내 묻은 빈 젖 물려주던 맛과 똑같았다 그 일 둘만 안다는 듯 영정 속 그녀는 오랜만에 찾아온 시동생 일부러 무표정하게 맞았다 어머니뻘 형수가 차린 오늘 저녁 밥상 고등어조림 대신 국밥이다

한 수저 뜨는데 뚝, 눈물 한 방울 떨어졌다


그리움이 시간을 거슬러가고 있다. 그리움은 아직 젖을 떼지 못한 유년 시절, 군대에서 첫 휴가를 나왔을 때, 형수의 빈소 앞으로 시인을 데려간다. 나이 들어 머리 희끗한 시인은 어느 날 형수의 부음을 듣고 달려간 빈소에서 국밥 한 수저 뜨다 피워둔 향에서 재가 떨어지듯 눈물 한 방울을 찔끔 흘리고 만다. 눈물도 가슴을 태워 만들어졌으니 어찌 재가 아니리.

정철훈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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