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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이 있는 아침] 감 기사의 사진

붓 대신 손으로 그림을 그리는 오치균 작가는 가난했던 어린 시절 학교에서 돌아오자마자 하는 일이 감 따는 것이었다. 열심히 따고 주워 잘 닦은 감을 어머니와 함께 새벽 첫차를 타고 시장에 나가 나오지 않는 목소리로 “감 사세요”를 외쳤다고 한다. 그런 작가에게 감은 고향에 대한 그리움과 추억이다. 청명한 가을 하늘을 이고 있는 그의 감나무 그림은 힘들지만 정겨웠던 우리네 옛 시절을 떠오르게 한다.

작가가 화폭에 옮긴 감은 가슴속 응어리를 쏟아내는 듯 보는 이의 마음을 강렬하게 사로잡는다. 소설가 김훈은 “오치균의 감은 땅속의 물과 함께 하늘에 가득 찬 시간의 자양을 받아들여서 쟁여놓은 열매다. 이 열매의 빛은 시간의 빛이다. 감들은 등불이 켜지듯이 나뭇가지에서 스스로 발화하는 빛처럼 켜져 있다. 등불이 하나둘 켜질 때 생명은 놀랍고 새롭다”고 했다. 추석이 얼마 남지 않았다. 감이 주렁주렁 열린 고향집이 그립다.

이광형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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