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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숙(1951~ )

-아버지



- 자꾸따라와유

뭣이?

- 바람이유

…바람?! 아무것도읍는디

………

- 아버지



- 저기좀봐유

워디?

- 예산장터가는저산등성이위로구름이달려가잖아유

그려, 우리덜보다먼저가서장구경할라고그러능겨


바람이 부는 것을 볼 줄 아는 사람들이 있다. 영국 여성시인 크리스티나 로세티(1830∼1894)가 그랬고 여기 장 보러 가는 부자(혹은 부녀)가 그렇다. 아니 이창숙 시인이 그렇다. 로세티는 노래했다. 누가 바람을 보았을까요?(Who Has Seen the Wind?) 누구도 바람을 보지는 못한다. 그러나 바람은 살랑거리는 나뭇잎 사이로 지나간다.

바람?! 아무것도 읍는디. 저 산등성이 위로 구름이 달려가잖아유. 그려, 우리덜보다 먼저 장 구경할라고 그러능겨. 이쯤 되면 이것은 ‘對話’를 넘어선다. ‘大和’이거나 ‘大平’이다. 이 순둥이와 순둥 아비에 대적할 사람은 없다. 시절도 아직 아침이다. 이덜 예산 사람보다 더 여유 있는 사람 손들어 봐유.

임순만 수석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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