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이화진] 장애인 고용과 시장의 현실 기사의 사진

헌법 제32조는 국민의 근로에 대한 권리를 정하고 있는데, 여기에는 신체적·정신적 장애를 가진 국민도 예외가 될 수 없다. 따라서 ‘장애인고용촉진 및 직업재활법’에 따라 일정 비율 이상 장애인을 고용하지 못하는 공공기관과 상시 50인 이상 근로자를 고용하는 사업주는 미달하는 만큼 장애인고용부담금을 내도록 하고 있다.

올해도 장애인 고용현황이 국회에 보고되면서 의무비율을 채우지 못한 기관과 기업이 빈축을 사고 있다. 매년 되풀이되는 장애인 고용을 둘러싼 국회의 힐난 앞에 진땀 흘려가며 가까스로 위기를 모면하는 기업주의 모습을 보고 있노라면 이제는 단지 규제만 강화할 것이 아니라 뭔가 현실에 바탕을 둔 대안을 세워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장애인에 대한 의무고용비율은 현재 해당기업 재적인원의 2.3%에서 2014년까지 2.7%로 상향 조정될 예정이며 이에 미달하는 정도에 따라 부담금을 부과하고 있는데, 직업재활시설 등에 생산시설을 지원하거나 생산품을 납품받는 경우 일정부분을 연계고용지원금의 명목으로 환급해 주고 있으나 장애인 고용률에는 전혀 영향을 미치지 않아 기업들로부터 적극적인 지원을 이끌어 내지 못하고 있다.

기업 실정에 맞는 정책 필요

지난 28일 국회 환경노동위 이정선(한나라당) 의원이 고용노동부로부터 제출받은 ‘장애인고용부담금 납부현황’을 보면 2008년부터 4년간 고용부담금을 납부한 상위기업으로 307억원을 낸 삼성전자, 108억2600만원을 낸 LG전자, 97억8800만원을 낸 LG디스플레이, 69억6900만원을 낸 하이닉스반도체 등을 꼽을 수 있다. 모두 전 세계 기업들과 치열한 경쟁을 하며 한국경제를 지탱하고 있는 기업들이다. 이들에게 현재의 제도가 과연 기업 활동과 장애인 고용을 조화롭게 연결시켜 주고 있는지 의문이 들게 한다.

장애인이 모든 측면에 있어 비장애인과 같다면야 문제가 없겠지만, 현실적으로 절대다수의 비 장애인 속에서 절대소수의 장애인이 동일한 환경 하에서 근무하게 한다는 것은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특히 하이 테크놀로지의 기능기술을 요하는 기업의 특성들을 감안하면 비 장애인 인력도 부족한 마당에 장애 인력을 찾기란 쉽지 않다.

따라서 무작정 고용률이라는 잣대를 들이대기보다는 기업의 현실에 맞는 정책 집행이 필요하다. 그 대안으로 사회적 기업을 적극 활용하거나 장애인 근로사업장이 사회적 기업으로 인증 받게 하는 경우를 들 수 있다. 그렇게 되면 그곳에서 생산하는 제품과 서비스에 대한 구매실적과 출자, 후원, 프로보노 등 직간접적 지원을 의무 고용률과 연계한다면 기업은 단지 경제적 부담 경감을 넘어 실제적인 고용률을 경감할 수 있어 환영할 것이다. 사회적 기업은 대기업과 공공기관에 대한 실질적인 판로가 확보되어 우리 사회의 지속가능성을 한 차원 높이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이는 사회적 기업 육성에 전방위적으로 애쓰고 있는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에게도 환영할 만한 제안이 아닐까 싶다.

사회적 기업 적극 활용해야

일부 국가에서 찾아볼 수 있는 장애인 고용기업과 같이 특별한 조치로 장애인의 근로생활을 보호할 수 있다. 장애인 등 사회적 취약계층을 배려하는 사회적 기업의 판로를 확보하게 하거나 유·무형의 지원을 유도하여 대기업과 사회적 기업의 고민을 한 번에 해결하면서 정부의 사회적 기업 육성 정책도 완성시킬 수 있는 방향으로 장애인 고용의 해법을 모색해야 할 것이다.

그렇다고 이게 전부는 아니다. 우선적 과제는 기업들이 장애인에게 걸맞은 일자리 창출을 위해 노력하는 것이다. 적절한 훈련을 통해 장애인 전문 인력을 양성하는 일도 게을리 해서는 안 된다. 이를 위해서는 현재 시행되고 있는 장애인 직업능력개발의 질을 높이는 게 급선무다.

이화진 경원대 교수 경영대학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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