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향기-장현승] 사랑은 진리의 본질이다 기사의 사진

“제 조국은 알제리입니다. 하지만 전 이제 고향에 갈 수가 없어요. 그곳에선 저와 제 가족 모두가 협박을 당하기 때문입니다. 이유는 단 하나예요. 맨다리를 드러낸 채 달렸기 때문이죠. 이슬람 국가에서 여자가 다리를 드러내는 일은 금지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19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 1500m 여자 육상경기에서 금메달을 딴 하시바 불메르카가 시상대에서 울먹이며 한 말이다. 우리는 추측한다. 그녀는 물론 그녀의 가족까지 수많은 모욕과 살해 위협에 시달렸을 것이고, ‘지켜야 하는 것’과 ‘믿어야 할 것’ 사이에서 갈등하고 방황하는 한 여인의 영혼의 절규를. 그리고 상식조차 받아들이지 않는 그들 종교의 척박하고도 인색한 사회풍토를 보며 반사적으로 일종의 분노를 느끼게 된다. 그것은 인간의 본성 안에 꿈틀거리는 도덕적 자각능력 때문일 것이다.

‘온 천하에 다리를 드러내고 달린다니, 미쳤군! 우리 종교를 모독하다니 달리는 즉시 죽여버리겠다.’ 육상경기에서 맨다리를 드러낸 채 달리는 모습을 종교를 모독하는 것으로 생각하는 그들의 정신세계라니. 올림픽 이후에도 살해 위협이 계속되자 결국 그녀는 다른 나라로 망명의 길에 올랐다. 지금도 해외에서 아랍 여성선수들의 인권신장을 위해 노력하고 있는 아랍 최초의 금메달리스트 하시바 불메르카. 그녀에게 찬사와 박수로 마음을 보태본다.

잘못된 교리로 억압하면 안돼

학문으로서의 종교에 대한 ‘관심’, 자신이 믿는 교리나 신념의 ‘내용’, 자신이 속한 종교와 다른 사람들이 믿는 종교들과의 ‘차이’, 유대교와 그리스도교와의 ‘구분’ 등에 관련된 지식이 사랑과 진리를 대변할 수 있을까. 또한 사상적 자원을 인간의 본성으로부터 끌어내어 그것을 학습하거나 자연의 형식논리를 체계화하여 그 논리로 인간이 가는 길을 밝힌다 해도 여전히 척박함과 인색함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을까.

의문의 여지가 있을 수 없다. 그곳엔 사랑이 없기 때문일 것이다. 어차피 인간 지성이 여는 길은 지구를 도는 것으로부터 벗어날 수 없는 쳇바퀴의 한계를 보일 뿐이다. 인간은 그런 길을 가는 것만으로는 만족하지 못하면서 하늘 가는 밝은 길도 보여주지 못한다.

진리란 무엇인가? 이는 빌라도가 예수께 던진 질문이다. 모든 철학사조와 종교는 진리를 추구한다. 진리는 모든 종교가 추구하는 교리의 근간이며, 교리란 자고로 역사적 문화적 상황에 따라 모습은 달리하나 그 근간은 하나다. 바로 사랑이다.

사랑을 떠난 진리는 존재할 수 없다. 지켜야 할 제도들은 그것이 정치, 사회, 문화, 종교 등 어떤 제도이든 지키는 자와 지키지 않는 자를 구분한다. 그리고 지키지 않는 자를 분리한 후에 배제하고, 그 후엔 억압한다.

이것은 사랑이 아니다. 자주 볼 수 있는 사회적 현상일 뿐이다. 마치 금기를 깨뜨리고 맨다리를 드러낸 채 달렸던 여자 육상선수를 사랑 없는 기준인 그들만의 교리로 분리하고 배제하며 억압하려는 것과 다름 없다고 하겠다.

영혼을 자유롭게 하는 사랑

어머니라는 단어 앞에서 눈물을 흘리는 동물을 본 적이 없다. 그러나 도덕적 지각능력을 가지고 있는 인간은 어떠한가. 어머니라는 단어 앞에서 어깨를 들먹이며 울지 않는가. 사랑의 힘에 흔들리는 인간의 감성에서 희망을 본다. 구분이나 배제나 억압이 없는 하나님의 아들 예수 그리스도의 사랑의 힘을 믿는 우리 크리스천은 행복하다. 내 영혼과 상대의 영혼을 자유롭게 할 수 있는 것은 진리뿐이며, 사랑은 진리의 본질이기 때문이다.

대구에서 열리는 세계육상선수권대회에서 맨다리를 드러낸 채 달리는 아랍 여자 육상선수를 보고 싶다.

장현승 과천소망교회 담임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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