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신으로 늦은 나이에 선교 뛰어든 박상순·정순영 선교사 “오지 女선교사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성례권”

독신으로 늦은 나이에 선교 뛰어든 박상순·정순영 선교사 “오지 女선교사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성례권” 기사의 사진

“아직도 주위 분들이 결혼 얘기를 꺼내요. 만약 하게 된다면 학교 사역에 날개를 달아줄 수 있는 분이면 좋겠어요. 하지만 오지의 여성 선교사에게 절실한 것은 세례를 줄 수 있는 성례권이에요.”

지난 1일 대한예수교장로회 합동 총회 세계선교회(GMS) 2011세계선교대회가 열린 경기도 안산동산교회에서 만난 박상순(67·여) 잠비아 선교사와 정순영(53·여) 캄보디아 선교사에겐 세 가지 공통점이 있다. 목사가 아니고, 독신 여성이며 나이 40을 넘긴 늦은 나이에 선교 일선에 뛰어들었다는 점이다. 이처럼 사역하는 데 있어 악조건이 많지만 두 사람은 걱정하지 않았다. 선교지에서 더 값진 삶을 살겠다는 목표가 명확했기 때문이다. 잠비아에서 모닝스타성서대학 학장으로 예비 목회자를 기르는 박 선교사는 53세에, 캄보디아에서 호산나학교를 세운 정 선교사는 43세 때 파송됐다.

선교지에서 일궈낸 이들의 성과는 엄청나다. 6회 졸업생을 낸 모닝스타성서대학은 100명의 졸업생 가운데 80명의 목사, 군목, 경목을 배출했다. 졸업식엔 장관이 와서 축사하고 TV, 신문에도 소개되는 유명 신학교다.

프놈펜 빈민가인 스떵미언쩌이에서 출발한 호산나 학교는 2001년 유치원을 시작으로 2002년 초등학교, 2008년엔 중학교를 차례로 개교하며 성장해 나갔다. 현재 300명의 학생이 꿈을 키우고 있다. 캄보디아 태권도 국가대표도 6명을 배출했다.

‘선교, 이보다 더 좋을 순 없다’를 외치는 이들이지만 항상 좋지만은 않았을 터. 박 선교사에게 어떤 점이 가장 힘들었느냐고 묻자 의외로 ‘영어’란 대답이 돌아왔다. 그는 영국 에든버러 노섬브리아 바이블칼리지에서 1년간 ‘죽을힘을 다해’ 영어를 공부했다. 엄청난 학습량을 본 교사들이 ‘저 학생처럼 하면 영어가 된다’고 할 정도였다. 그는 “오십이 넘은 나이에 닥치는 대로 책을 읽고 거리에 나가 무작정 사람들 붙잡고 말 걸면서 영어를 터득해 나갔다”며 웃었다.

구조적인 어려움도 있다. 여성 목회자를 인정하지 않는 교단 특성상 박 선교사는 세례를 줄 수 없다. 그래서 신학교 학장이자 스승인 그가 세례를 줄 때 오히려 제자들에게 부탁하는 난감한 일이 생기곤 했다. 정 선교사는 교회 사역이 아닌 학원선교를 한다는 이유로 어려움을 겪었다. 한국의 후원기관 측은 학교 사역이 원하는 사역도 아니고 돈이 많이 든다는 이유로 그의 선교활동을 6년간 인정하지 않았을 정도였다.

이들의 꿈은 잠비아와 캄보디아를 대표하는 목회자와 크리스천 인재를 배출하는 것이다. 정 선교사는 “각계각층에 영향력 있는 크리스천을 세워 캄보디아를 복음화하는 게 꿈”이라며 “앞으로 빈민가 청소년에게 계속 비전을 심어주는 역할을 감당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의 성과에 만족하지 않는 점도 동일했다. 이들은 잠비아와 캄보디아에 고등학교 개소를 앞두고 전문사역자가 더 필요하다며 도움의 손길을 요청하기도 했다.

결혼 계획에 대해 박 선교사는 “아마도 독신의 은사가 있나보다”고 웃으며 말했다. 정 선교사는 가능성을 열어뒀다. 그는 독신 여자 선교사들이 사역에만 빠져 건강을 해치는 경우를 많이 봤다며 스스로 자신을 돌볼 자신이 없다면 결혼을 하는 게 낫다고 조언했다.

양민경 기자 grie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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