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향기-박동수] 인생의 두 기준 기사의 사진

지금은 은퇴한 한 크리스천 공직자는 두 가지의 원칙을 지키기로 유명했다. 하나는 공적인 일이 아닌 만남이나 모임을 철저히 자제하는 것. 다른 하나는 인사 청탁을 하지 않는 것이었다. 그러나 이 원칙은 지연 학연 혈연으로 얽혀 돌아가는 한국사회에선 지켜지기 어려운 것이었다.

동료들이 인사철마다 유망한 보직을 얻기 위해 이리저리 인맥을 좇아 청탁하는 모습이 보였다. ‘이러다가 나만 처지고 마는 건 아닌가’ 하는 불안감이 스칠 때도 있었다. 하지만 그는 끈질기게 스스로가 정한 이 원칙을 지켰다. 고위직에 있을 때도 공적 만남 외의 사적 만남은 최대한 자제했다. 술자리도 할 수 있는 한 피했다. 결과는? 오히려 요직에 계속 중용되더니 관료로선 최고봉인 장관까지 지냈다.

갈등 속에 있는 크리스천

또 하나의 비슷한 얘기가 있다. 성주그룹 김성주 회장이 책에서 밝힌 내용이다. 그가 유학과 해외 현장의 다양한 유통실무를 경험한 뒤 1989년 귀국, 막 사업을 시작하려 할 때였다. 사업하는 선배 한 명이 한국에서 성공하는 법 세 가지를 가르쳐 줬다. 첫째, 술을 잘 마셔야 한다. 둘째, 거짓말을 잘해야 한다. 셋째, 흰 봉투를 잘 바쳐야 한다.

김 회장은 그날 큰 고민에 빠졌다고 한다. 세 가지를 다 못하기 때문이었다. 크리스천으로서 그렇게 하고 싶지도 않았다. 그는 사업을 접을까 생각했다. 하지만 기도 중에 “하나님께서 도와주신다면 분명히 정직한 손으로도 사업을 일으키는 사례를 만들어 주실 거야”라는 확신이 차올랐고 사업을 시작했다. 김 회장은 그 후 한국적 비즈니스 관행과 타협하지 않고도 세계적 패션그룹을 일궈오고 있다.

두 사람의 성공 비결은 세상의 기준 아닌 성경의 기준을 붙잡은 데 있다. 세상의 기준과 성경의 기준은 다르다. 세상 기준으로 보면 두 사람은 우둔하다. 하지만 성경의 기준으론 가장 똑똑한 사람들이다. 세상 기준은 ‘인사’도 ‘사업’도 사람들이 하는 것으로 생각한다. 그러나 성경은 세상 모든 일의 배후에 하나님이 있다고 본다.

성경의 기준으로 산다는 것은 다른 말로 “무슨 일에든 하나님만 바라보자. 사람을 보지 말자”는 것이다. 즉 ‘코람 데오(koram deo·하나님 앞에서)’의 정신이다. 이 코람 데오의 정신이 세상의 거센 유혹과 압력 중에도 크리스천들을 꿋꿋이 버티게 하는 힘이다.

한국에는 기독교인(천주교 포함)이 전인구의 3분의 1이 넘을 정도로 많다. 그런데도 아직 부정직과 부패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여기엔 크리스천들의 책임이 적지 않다. 교회는 다니지만 ‘정직’ ‘절제’ ‘청렴’ 같은 성경적 윤리기준들을 실생활에서 구현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참된 형통을 선택하라

세상은 인맥을 잘 구축하고 세태에 순응해야 성공할 수 있다고 말한다. 또 ‘정직하면 손해본다’고 속삭인다. 하지만 성경은 반대로 가르친다. 보이는 사람보다 보이지 않는 하나님을 바라봐야 하며 ‘정직 때문에 결국은 흥한다’고 말한다.

어느 쪽을 선택할 것인가. 거짓과 불의로 얻은 형통은 잠시다. 믿음과 정직만이 참된 형통과 성공을 가져온다. 교회를 열심히 다녀도 이런 이치를 모르면 무늬만 크리스천일 뿐이다. 크리스천의 숫자는 많지만 진짜 크리스천은 적은 것이 한국교회의 문제다. 모든 일에 성경의 기준을 적용하는 크리스천이 많아져야 한국기독교가 진정 살아날 것이다.

박동수 종교기획부장 dspark@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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