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궁의 사계] 유홍준이 걱정한 시무나무 기사의 사진

글쓰기의 상수(上手) 유홍준이 돌아왔다. 문화재청장이라는 벼슬을 지낸 후에 처음 나온 책이 답사기 6권 ‘인생도처유상수’다. 살아가는 곳곳에 상수들이 많더라는 겸사다. 그의 글이 늘 그렇듯 읽는 즐거움을 준다. 정밀한 자료를 분석해 전문성을 한껏 과시하고 적절한 예화로 버무린 뒤 묵직한 의미를 부여하는 구성이다.

경복궁 편에 향원정 앞 시무나무가 나온다. 느릅나무 무리 중 가장 재질이 단단해 수레바퀴를 만드는 데 사용했다는 문헌을 인용한다. 그러고는 “양옆 버드나무에 치여 간신히 생명을 유지하면서 햇볕을 받기 위해 뻗쳐 올라간 윗가지가 가냘프다”며 안타까운 마음을 토로한다. 나무에 인격을 부여해 공감을 이끌어 내는 것이다.

실제로 이 나무는 경복궁 관리소가 울타리를 쳐 보호하고 있지만 비실비실하다. 줄기에 비해 잎의 양이 형편없이 적어 초췌해 보인다. 이제 답사기를 읽은 독자들이 무리 지어 시무나무를 찾을 것이다. 부디 많은 사람들의 사랑으로 원기 회복하기를.

손수호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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