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학자 탁석산의 스포츠 이야기] 전력분석관도 없는 남자농구 대표팀 기사의 사진

요즘 기타가 잘 팔린다고 합니다. 예년에 비해 몇 배 팔린다고 하는데 젊은 사람들이 기타를 등에 메고 지하철에 타는 것을 자주 볼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 열풍의 진원지는 ‘세시봉’이라고 하더군요. 텔레비전에 나온 세시봉 가수들의 모습이 멋있어서 배우기 시작했다는 겁니다. 외부의 자극에 의해 촉발된 것이지요.

외부의 자극에 의한 촉발은 기타만이 아닙니다. 스포츠도 마찬가지입니다. 국제 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올리면 국내 인기도 오르는 것이 보통입니다. 물론 예외도 있습니다. 핸드볼은 올림픽에서 메달을 따도 국내에서는 인기가 별로 없습니다.

하지만 대체로 국제 대회 성적이 국내 인기로 이어집니다. 김연아, 박세리, 최경주, 그리고 베이징 올림픽 야구팀 우승 등이 좋은 예가 되겠지요. 따라서 연맹과 선수는 총력을 기울여 국제 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내야 합니다. 그래야 국내 인기를 높일 수 있으니까요. 이런 점에서 보면 이번 아시아남자농구선수권대회는 아쉬움이 남습니다.

남자 농구팀이 거둔 성적 자체는 실망스럽지 않습니다. 3위를 했고 올림픽 출전권이 걸린 대회에 나갈 기회를 다시 한 번 얻었으니까요. 게다가 지난 대회에서 7위 한 것을 감안한다면 체면을 어느 정도 회복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제가 실망한 것은 전력분석관이 한 명도 없었다는 것입니다. 국내 프로농구에도 팀마다 전력분석관이 있습니다. 보통 은퇴한 선수들이 맡고 있는데 생각보다 훨씬 치밀한 분석을 하고 있습니다.

국내 팀도 이러한데 국가대표팀 시합이라면 전력분석관이 몇 명은 필요하겠지요. 3회 연속 우승을 노리던 이란, 그런 이란을 8강에서 잡은 요르단, 넘기 힘든 강적으로 이번에 우승한 중국. 이런 팀들을 이기기 위해서는 전력분석이 반드시 있어야 했습니다.

아무리 천하무적이라 해도 상대팀 전력분석이 있어야 이길 수 있습니다. 그런데 전력분석관 한 명 없이 올림픽 출전권을 따러 출전했다니 어이가 없군요. 한국 농구의 행정력이 어느 정도인지 이 한 가지로도 충분히 알고 남습니다.

중국과는 한마디로 투지와 개인기로 싸웠습니다. 우리보다 전력이 앞선 팀과 싸울 때에는 전략, 전술이 필수입니다. 선수 개개인의 습성과 심리적 상태까지 분석한 자료가 없으면 안 되겠지요. 그런데 전력분석관 없이 어떻게 그런 자료가 나올 수 있겠습니까. 그나마 넘치는 투지로 싸웠기에 중국의 득점을 56점에 묶어 놓았겠지요.

한국은 세계 랭킹이 31위입니다. 10위인 중국을 상대로 선전한 것이지요. 악조건에서도 최선을 다한 코칭스태프와 선수들에게 박수를 보냅니다. 특히 허재 감독 수고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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